"간신히 내 집 마련했더니 이럴줄은"…영끌족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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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코픽스 1.55%…2019년 12월 이후 '최고'#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한 직장인 박 모씨는 요즘 가슴이 답답하다. 대출을 6개월 변동금리 3.4%로 부여받았지만, 앞으로 금리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돼서다. 그는 "당시엔 고정금리가 4% 가까이 돼 부담스러워서 변동금리를 택했다"며 "지금도 힘든데 4개월 뒤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부담만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심란하다"고 토로했다.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이미 5%대 '돌파'
올해 가구당 이자부담 149만원↑
금리인상기, 추가로 더 늘어날 듯
주택담보대출을 변동금리로 받은 차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가 두 달 연속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18일 금융권에 따르면 1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55%로 전월 대비 0.26%포인트 상승했다. 코픽스는 지난 6월부터 6개월 연속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12월(1.6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11월 상승 폭은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0년 2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이 그 재원이 된다. 코픽스가 떨어지면 그만큼 은행이 적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이고, 코픽스가 오르면 그 반대다.
코픽스가 오르면서 지난 16일부터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품은 코픽스와 연동돼 금리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연 3.59~4.79%에서 3.85~5.05%로, 우리은행은 연 3.58~4.09%에서 3.84~4.35%로 각각 올랐다. NH농협은행은 연 3.63~3.93%에서 연 3.89~4.19%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인상했다. 신한은행은 연 3.74~4.76%, 하나은행은 연 3.73~5.03% 금리를 각각 적용했다.
이처럼 변동금리가 대폭 상승하면서 박 씨와 같이 최근 대출을 일으킨 차주들은 이자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지난 10월 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전체의 79.3%로 높은 수준이다.한국경제연구원은 11월 기준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 등으로 올해 가계대출 금리가 1.03%포인트 상승하면서 연간 이자부담액이 17조5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가구당 이자 부담은 연간 149만1000원 늘어나는 셈이다. 이는 지난해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통계청 기준 1174만 가구)당 금액으로 환산한 계산이다. 신규 코픽스가 오른 만큼 앞으로 이자는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5%대를 기록한 주담대 변동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주담대가 6%대까지 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은 내년 3번의 금리 인상을 시사했고, 영란은행도 16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 기준금리를 0.25%로 0.15%포인트 인상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도 최근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자, 물가를 먼저 잡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달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1%를 기록, 2011년 9월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도 내년 추가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 간담회에서 "금리 정상화를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며 "경기흐름, 물가와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기조는 바뀐 게 없다"고 밝혔다. 여기에 내년 가계대출 총량관리가 더 강화되면서 은행들이 발빠르게 대출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금융당국이 결정한 올해 가계대출 목표치는 5~6%대였지만, 내년엔 4~5% 수준으로 축소되기 때문이다. 올해도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강화하면서 은행들은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가산금리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출 문턱을 높였다.
여기에 대출을 미리 받아놓으려는 가수요가 겹치면서 농협은행은 지난 8월부터 주담대 대출을 일시 중단하고, 다른 은행들은 한도를 대폭 축소했다. 이는 2금융권으로 대출이 몰리는 풍선효과로 이어졌다. 새마을금고 신협중앙회는 지난달 말부터 신규 주담대 상품 판매를 당분간 중단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