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우리는 다 태워버릴 것이다

유언을 만난 세계· 우리는 모두 돌보는 사람입니다

▲ 우리는 다 태워버릴 것이다 = 브리앤 파스 엮음. 양효실 등 옮김.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여성과젠더연구소 설립자인 엮은이가 페미니스트 75명이 쓴 선언문을 묶었다. 아프리카 출신 노예 소저너 트루스가 1851년에 쓴 글부터 시인 수전 스텐슨이 2018년에 쓴 글까지 약 170년의 페미니즘 역사를 정리했다.

파스는 연대순보다는 퀴어·트랜스, 반자본주의·무정부주의, 분노·폭력, 성·신체, 해커·사이보그 등 주제별로 글을 배치했다.

반자본주의·무정부주의를 다룬 부분에서는 두 이데올로기의 충돌이 페미니즘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고찰한다. 분노·폭력 부분에선 래디컬 페미니즘 운동의 핵심적인 내용도 살핀다.

성·신체 부분은 여성의 몸과 정치적 맥락 사이의 관계를, 해커·사이보그 부분은 기술과 결합하는 페미니즘을 다룬다.

바다출판사. 872쪽. 3만8천원.
▲ 유언을 만난 세계 = 정창조·홍세미 등 지음.
"장애자들은 사람대우를 받지 못합니다.

대우를 받아도 끝내는 이용당합니다.

조그마한 꿈이라도 이뤄보려고 애써봤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사회는 저를 약해지게만 만듭니다. "
1984년 염보현 당시 서울시장 앞으로 장문의 유서를 남기고 자결한 고(故) 김순석의 유서 내용 중 일부다.

김순석의 죽음은 장애를 개인이 아닌 사회 문제로 환원시켰으며 장애인의 이동권 문제를 제기한 최초의 항거로 평가받는다.

책은 김순석, 최정환, 이덕인 등 장애해방열사 여덟 명의 흔적을 쫓으며 그들의 치열한 삶과 투쟁을 담아냈다.

진보적 장애인언론 비마이너가 기획하고 일곱 명의 기록 활동가들이 썼다.

오월의봄. 344쪽. 1만8천원.
▲ 우리는 모두 돌보는 사람입니다 = 페니 윈서 지음. 이현 옮김.
삶에는 통제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난다.

호주의 칼럼니스트이자 사진작가인 저자도 그랬다.

우울증을 앓던 엄마는 자살했고, 그로부터 13년 후 아들은 자폐 진단을 받았다.

저자는 사랑하는 사람을 돌보는 일을 힘들어한다는 사실에 수치심과 죄책감을 느낀다.

그는 돌봄이란 무엇일까 고민했고, 돌봄의 다양한 면모를 알기 위해 여러 사람을 만난다.

책은 그 기록을 담았다.

저자는 돌보는 사람으로 사는 건 쉽지 않고 더러 극단적인 어려움이 따르지만, 동정의 대상이 되거나 우상화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또한 돌보는 사람들은 타인이 아닌 자신도 돌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위즈덤하우스. 360쪽. 1만7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