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사령탑'으로 돌아온 SK 최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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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대표로 8년 만에 경영복귀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사진)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 SK온 대표이사로 8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다.
"그룹 脫탄소에 기여할 것"
전략·글로벌 네트워킹 담당
배터리 3사 '힘센 CEO' 기용
투자·R&D 무한경쟁 예고
SK온은 17일 이사회 및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최 수석부회장을 사내이사 및 각자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이날부터 지동섭 사장과 함께 SK온의 각자대표직을 수행하게 된다. SK온 관계자는 “책임 경영을 통해 배터리 사업을 SK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SK온을 배터리 분야 글로벌 톱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담긴 인사”라고 말했다.최 수석부회장은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차남이다. 2010년 12월 47세의 나이에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2인자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2013년 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뒤 모든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2016년 7월 가석방됐고, 지난 10월 말 취업 제한이 해제됐다.
최 수석부회장은 이날 경영 복귀 일성으로 “SK온을 빠르게 키워 SK그룹의 탈탄소 전략 가속화,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 서비스 시장 확대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로 최 수석부회장은 성장전략 및 글로벌 네트워킹을 맡고, 지 사장은 경영 전반을 담당하게 된다. SK온 이사회 의장직은 지금처럼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맡는다.
최 수석부회장은 SK온의 글로벌 투자와 기업공개(IPO) 등 현안에 집중할 전망이다. SK온은 현재 40GWh 규모인 연간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25년 220GWh, 2030년 500GWh로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에서 물적 분할해 설립된 SK온은 IPO를 준비 중이다. 최근 SK온은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 IPO)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대대적인 투자 확대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IPO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최 수석부회장의 복귀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국내 경쟁사 최고경영자(CEO)를 각 그룹의 ‘핵심 인물’이 맡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 새 대표이사인 권영수 부회장은 구광모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삼성SDI도 최근 최윤호 삼성전자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발탁하며 사업 및 점유율 확대를 예고했다. 최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신임을 받는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핵심 인물이 일제히 포진하면서 내년 초부터 투자와 기술 개발 등 사업을 키우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