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이 경쟁력이다] (175) 강소기업 육성 특별법으로 '성장 사다리' 만들어야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680만개로 전체 기업수의 99%를 차지한다. 그리고 중소기업 근로자는 전체 기업 종사자의 83%로 절대적인 고용을 중소기업이 맡고 있다.

하지만 많은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약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에 취업률이 낮고 빈부격차의 원인이 되고 있다.독일은 200년 이상된 강소기업만 1800개에 달한다. 이런 강소기업들은 대기업과의 임금격차도 없어 중산층이 두텁고 사회가 안정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어려운 중소기업을 강소기업으로 육성하고, 강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다시 대기업으로 성장토록 지원하는 성장의 사다리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많은 강소기업, 중견기업이 탄생해야 항아리형 경제구조가 구축되어 국가경제도 튼튼해질 수 있다.이를위해 강소기업 육성 특별법을 제정해서 전국 지역별 강소기업을 육성, 지역균형발전을 이루고, 강소기업들의 가업승계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며, 많은 강소기업 육성에 반드시 필요한 '강소기업 인증제'와 '비즈니스매칭중개사' 같은 정책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

지역균형발전은 국가기관 지방 이전보다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우량한 중소기업을 각 지역으로 분산시키고, 각 지역에 있는 중소기업을 강소기업으로 육성키위해 지방대학과 산학협력으로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과 미래형 인재를 육성해 가는게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직원 100명인 회사 100개가 어느 지역에 내려가면 가족을 제외해도 1만명의 인구유입 효과가 있다. 중소기업 이전은 직원 몇 백명 수준의 공공기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효과가 크고, 수도권 인구 분산효과로 부동산 가격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

다만,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지방으로 이전하는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혜택 외에 직원들 자녀 교육을 위한 인프라와 문화시설이 반드시 병행해서 갖춰져야만 한다.또한 가업승계는 최근 중소기업신문사가 실시한 691명의 중소기업 CEO 대상 설문결과에서 행정 규제개혁과 함께 가장 시급히 개선되어야할 주요과제로 조사됐다.

지나치게 과도한 상속세.증여세 문제로 가업승계가 어려워 아예 투자를 하지 않은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해외 국가들은 상속세 부담이 기업 투자활동과 일자리 창출을 저해함을 인식하고, 특례제도를 도입하거나, 상속세, 증여세를 폐지·축소하는 추세로 가고 있음을 고려할때 우리나라도 강소기업 육성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이 문제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상속인의 출산 자녀 수에 따라 특별 감면세율을 적용한다면 출산율 증가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 이런 방법까지도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강소기업 인증제 도입도 강소기업 육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정책으로 구체적인 추진방법은 다음과 같다.첫째, 현재 법적으로 정의된 강소기업 기준이 없고, 각 부처나 지자체별 사업 필요성에 따라 다양한 기준으로 강소기업을 선정하고 있어서 혼란스러움이 있다. 따라서 중소벤처기업부가 전문가를 구성, 대한민국의 강소기업 기준을 마련하고, 그 기준에 부합하는 강소기업을 선정해서 강소기업 인증을 부여한다.

둘째, 중소벤처기업부가 인증 발행 주체 기관이 되고, 한국강소기업협회 같은 사단법인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위탁받아 강소기업 인증 신청접수, 심사, 인증 발행 등의 실무적인 인증업무를 대행토록 한다.

세째, 강소기업 인증을 받은 중소기업은 국내는 물론, 해외 수출시에도 대한민국 정부가 인증한 강소기업 상품이라는 것을 제품 박스나 패키지에 표기할 수 있도록 해서 매출확대와 경쟁력 제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고, 선정된 강소기업에게는 자금이나 금리 혜택 등을 제공한다.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강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강소기업 인증제'와 함께 '비즈니스매칭중개사' 자격증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최근 우리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일자리창출 문제, 출산률감소 문제, 빈부 격차 문제, 가계부채 문제 등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경쟁력이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젊은층은 대기업에 비해 급여수준이 너무 낮고, 경쟁력이 떨어져 미래 비전이 보이지 않은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게 되니 취업률이 낮다. 취업이 안되니 결혼을 안하거나 늦추게 되고, 이것이 출산율 감소에도 직접적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경쟁력있는 많은 강소기업을 육성해서 고용을 늘리고, 종업원의 소득을 높여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영업력, 자금력 등이 절대 부족한 중소기업이 혼자서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 따라서 기업간 협업이나 비즈니스매칭을 도와줄 수 있는 전문가가 절대 필요한데, 이를위해 비즈니스매칭중개사 자격증제를 도입, 전문인력을 적극 양성해서 중소기업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비즈니스매칭중개사는 중소기업의 취약한 영업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전문가로서 이 자격증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비즈니스의 전문화, 글로벌화 추세에 따라 기업간의 협업이나 비즈니스 매칭을 전문적으로 연결해주는 비즈니스매칭중개사 자격증제를 도입한다.

둘째, 비즈니스매칭중개사는 국내 기업간의 협업이나 비즈니스 매칭은 물론이고, 국내기업과 해외기업간의 협업, 비즈니스 매칭도 중개하고 일정 수수료를 받는다.

세째, 1차 객관식, 2차 주관식 필기시험으로 일정 점수 이상자를 합격자로 선정하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선정한다.

네째, 비즈니스매칭중개사를 양성하는 전문교육기관 설립를 검토하거나 기존 대학교내에 비즈니스매칭 전문 전공과를 신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

비즈니스매칭중개사 자격증을 갖은 전문가가 많이 나오는 경우, 영업력이 약한 중소기업이 비즈니스매칭중개사를 통해 국내기업은 물론, 해외기업과의 협업이나 비즈니스 매칭이 활발해져 매출증대 및 경쟁력향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접대나 뒷돈 거래 등의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영업행위를 근절시키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한경닷컴 The Lifeist> 사단법인 한국강소기업협회 나종호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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