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국제 AI 대회서 금상 탄 한국 학생 아이디어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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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얼굴 따라 움직이는 휠체어 개발전세계 10만명 이상이 참가한 AI(인공지능) 경진대회에서 금상을 탄 한국 학생들이 있다. 이원호 씨(숭실대 소프트웨어학과·20)와 권오겸 씨(명지전문대 컴퓨터공학과·20)가 주인공이다.
전세계 10만명 이상 참여한 경진대회서 금상
이들 학생은 최근 인텔이 주최한 글로벌 AI 대회 'AI 글로벌 임팩트 페스티벌'에서 18세 이상 그룹에 참가해 성과를 냈다. 누구나 참가할 수 있었던 이번 대회에는 전세계 130여개국에서 참가자가 몰렸다. 본선에서만도 20개국에서 230건 이상의 팀이 경합을 다툴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두 사람이 제출한 아이디어는 '헤드 포즈 AI 휠체어(Head Pose AI Wheelchair) 프로젝트'다. 서울 성남고등학교를 나온 두 학생은 고등학교 재학 시절 AI 동아리에서 이 프로젝트를 고안했다. 이 씨는 "2019년 휠체어 마라톤 대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장애인들이 휠체어를 이용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자세히 보게 됐다"며 "팔로 바퀴를 밀다보니 조금만 오래 타도 손목이나 팔 근육에 무리가 갈 것 같았다"고 떠올렸다.
장애인들이 휠체어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 생각하다 주목한 게 AI였다. 권 씨는 "AI 기술을 활용하면 몸을 쓰지 않고도 휠체어를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처음에는 음성인식을 접목해보려고 했지만 주변 소음이 같이 입력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어 얼굴 인식으로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개발한 휠체어는 사용자의 얼굴 각도를 인식해 자동으로 운행한다. 얼굴을 위로 들면 앞으로 가고,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틀면 해당 방향으로 바퀴가 돌아간다. 얼굴을 아래로 내리면 휠체어가 멈춘다. 사용자는 자신의 모습을 휠체어에 탑재된 화면을 통해 보면서 얼굴 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 권 씨는 "타깃 사용자가 장애인이다보니 안전사고가 나지 않도록 최적의 속도를 지정하는 게 중요했다"며 "시행착오 끝에 너무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모터 속도를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사용자가 휠체어에 처음 앉을 때 고개가 이리저리 돌아가기에 오작동 될 위험도 있었다"며 "휠체어에 앉은 다음 카메라가 얼굴을 최초로 인식한 후 3초 뒤에 작동하도록 프로그램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개발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두 사람은 입시공부와 프로젝트를 병행했다. 권 씨는 "모터가 부착된 휠체어를 제작하는 데 1년, 코드를 짜는 데 6개월이 소요돼 총 1년 6개월에 걸쳐 시제품을 완성했다"고 했다. 이 씨도 "수능 준비를 하는 와중에 짬을 내는 게 힘들긴 했지만 좋아하는 일이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올해 대학 신입생인 이들은 창업을 꿈꾸고 있다. 이 씨는 "숭실대 창업동아리에 가입했다"며 "여러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사업을 펼쳐보고 싶다"고 말했다. 권 씨는 "아직 기술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빈곤층과 소외계층이 있다"며 "이들의 기술 접근성을 높여줄 수 있는 솔루션을 내놓고 싶다"고 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