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 꼬집히고, 월 100시간 추가근무"…보건노조 "투쟁 불사"

"정부, 병상 확보 지침만 내릴 뿐…인력확충 대책 없어"
"코로나19로 인해 추가 업무가 발생하는 곳에서는 한 달에 100시간 넘는 연장 근무를 합니다. 몸이 아파도 대체인력이 없어서 어쩔 수 없습니다.

"(이성진 보건의료노조 부산백병원지부 사무장)
"인지능력이 떨어져 섬망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얼굴에 침을 뱉고 보호장구를 벗기기도 합니다.

간호사를 꼬집고 때리고 할퀴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김주연 보건의료노조 군산의료원지부 부지부장)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노조)은 20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의료인력 확충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고 촉구하면서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단체는 "정부가 '일상회복 멈춤' 기간 동안 시행할 병상 확보 방안은 내놨지만 의료대응역량 강화의 핵심인 의료인력 확충 대책은 아예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홍수정 보건노조 전북대병원지부장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축소 및 폐쇄한 일반병동의 간호사들이 수행해야 하는 노동 강도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며 "화장실에 가지도, 물 한 잔 마시지도 못하면서 9∼10시간씩 환자를 간호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홍 지부장은 "경력 간호사가 부족해 간호사 한 명이 뇌졸중 중환자 4명까지 맡아야 하고, 코로나19 중환자실에 재활의학과 전공의가 투입되는 등 일반 환자에게도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보건노조는 정부에 9·2 노정합의의 코로나19 환자 치료 인력 기준을 준수하는 행정명령을 내려 병상 확보와 함께 의료인력 확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의료인력 소진과 이직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공공병원 정원 확충, 보조인력 확충 지원, 간호사 시험 합격 즉시 현장 투입 조치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중환자를 돌볼 수 있는 간호사 교육과 훈련을 지속할 것을 당부했다.

보건노조는 이와 함께 재택치료 관리를 위한 인력 확보, 응급상황 발생 시 후송대책 정비를 강조했다.

또 나흘째 파업에 접어든 군산의료원 사태의 해결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코로나19는 최소 2∼3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므로 정부의 임시방편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국민의 희생으로 마련한 긴급 멈춤의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의료대응체계를 튼실하게 구축하는 값진 시간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