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인간적인' 미래 먹거리를 향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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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 "앞으로 50년이 지나면 우리는 날개와 가슴살을 먹기 위해 닭을 통째로 기르는 바보 같은 짓을 할 필요 없이 적절한 도구로 각 부위를 키워낼 수 있을 것이다. "
윈스턴 처칠은 1932년 3월 한 잡지에 실은 기고문에 이렇게 썼다.
처칠의 전망보다 늦긴 했지만, 미국 실리콘밸리의 푸드테크업체 '저스트'는 지난해 싱가포르 정부로부터 세포배양 방식으로 생산한 닭고기 시판을 허가받았다.
동물 세포를 채집한 뒤 산업용 기기 안에서 지방과 근육을 지닌 조직으로 키워내는 이른바 세포배양육에 대한 규제당국의 첫 승인이었다. 신간 '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김영사)은 지속가능한 대안적 육류 생산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는 세포배양육을 다룬 책이다.
식품·농업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이 분야 스타트업 대표는 물론 규제당국과 투자자들을 만나 세포배양육이 지금까지 이룬 성과와 앞으로 넘어야 할 장애물로 이야기를 넓힌다.
세포조직의 성장처럼 식품을 키워낸다는 아이디어는 네덜란드의 의사이자 기업가였던 빌럼 판 엘런의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했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인도네시아에서 일본군에 포로로 붙잡힌 그는 눈에 띄는 동물들을 닥치는 대로 찢어발기는 동료들을 보며 배고픔이 인간성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목격했다.
전쟁 이후 네덜란드로 돌아간 엘런은 육류배양 연구에 남은 인생을 썼다.
미국과 이스라엘·일본 등지의 스타트업들이 조금씩 실현하고 있는 그의 아이디어는 오늘날 기후변화·동물복지에 대한 관심과 함께 당위성을 키워가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지구의 온실가스 총배출량 가운데 기업형 동물농장 시스템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비중을 18%로 추정한다.
소 한 마리가 소화 과정에서 배출하는 메탄은 연간 100㎏ 정도다.
가솔린을 870ℓ 태울 때 발생하는 양과 맞먹는다.
"고기의 섬유질 형태에 주목하며 탄성을 내뱉었다.
실제 닭가슴살을 떼어낼 때는 닭고기가 사실 여러 가닥의 실처럼 떼어진다.
실험실에서 이런 질감을 복제해내기는 정말 어렵다.
"
시식해본 저자에 따르면 세포배양육은 재래식 고기와 가까운 식감을 만들어내는 데까지 성공했다.
철저히 통제된 환경에서 생산한 만큼 각종 세균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장점도 있다.
세포배양육을 '가짜 고기'로 깎아내리며, 미국 정가에 로비를 벌여 시장 진입을 막으려는 기존 육류업계의 저항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무엇보다 맛과 가격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기 복제품'을 선뜻 요리해 식탁에 올릴지가 미지수다.
저자는 이런 심리적·문화적 장벽에 일부 공감하면서도 인류의 미래를 위한 도전에 무게를 싣는다.
"만약 실패한다면 기후위기를 벗어날 유망한 해결책 하나가 완전히 사라지는 셈이다.
그러나 만약 성공을 거둔다면 혁명의 시작일 수 있다. "
체이스 퍼디 지음. 윤동준 옮김. 280쪽. 1만6천800원.
/연합뉴스
윈스턴 처칠은 1932년 3월 한 잡지에 실은 기고문에 이렇게 썼다.
처칠의 전망보다 늦긴 했지만, 미국 실리콘밸리의 푸드테크업체 '저스트'는 지난해 싱가포르 정부로부터 세포배양 방식으로 생산한 닭고기 시판을 허가받았다.
동물 세포를 채집한 뒤 산업용 기기 안에서 지방과 근육을 지닌 조직으로 키워내는 이른바 세포배양육에 대한 규제당국의 첫 승인이었다. 신간 '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김영사)은 지속가능한 대안적 육류 생산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는 세포배양육을 다룬 책이다.
식품·농업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이 분야 스타트업 대표는 물론 규제당국과 투자자들을 만나 세포배양육이 지금까지 이룬 성과와 앞으로 넘어야 할 장애물로 이야기를 넓힌다.
세포조직의 성장처럼 식품을 키워낸다는 아이디어는 네덜란드의 의사이자 기업가였던 빌럼 판 엘런의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했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인도네시아에서 일본군에 포로로 붙잡힌 그는 눈에 띄는 동물들을 닥치는 대로 찢어발기는 동료들을 보며 배고픔이 인간성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목격했다.
전쟁 이후 네덜란드로 돌아간 엘런은 육류배양 연구에 남은 인생을 썼다.
미국과 이스라엘·일본 등지의 스타트업들이 조금씩 실현하고 있는 그의 아이디어는 오늘날 기후변화·동물복지에 대한 관심과 함께 당위성을 키워가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지구의 온실가스 총배출량 가운데 기업형 동물농장 시스템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비중을 18%로 추정한다.
소 한 마리가 소화 과정에서 배출하는 메탄은 연간 100㎏ 정도다.
가솔린을 870ℓ 태울 때 발생하는 양과 맞먹는다.
"고기의 섬유질 형태에 주목하며 탄성을 내뱉었다.
실제 닭가슴살을 떼어낼 때는 닭고기가 사실 여러 가닥의 실처럼 떼어진다.
실험실에서 이런 질감을 복제해내기는 정말 어렵다.
"
시식해본 저자에 따르면 세포배양육은 재래식 고기와 가까운 식감을 만들어내는 데까지 성공했다.
철저히 통제된 환경에서 생산한 만큼 각종 세균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장점도 있다.
세포배양육을 '가짜 고기'로 깎아내리며, 미국 정가에 로비를 벌여 시장 진입을 막으려는 기존 육류업계의 저항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무엇보다 맛과 가격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기 복제품'을 선뜻 요리해 식탁에 올릴지가 미지수다.
저자는 이런 심리적·문화적 장벽에 일부 공감하면서도 인류의 미래를 위한 도전에 무게를 싣는다.
"만약 실패한다면 기후위기를 벗어날 유망한 해결책 하나가 완전히 사라지는 셈이다.
그러나 만약 성공을 거둔다면 혁명의 시작일 수 있다. "
체이스 퍼디 지음. 윤동준 옮김. 280쪽. 1만6천800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