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경계론 확산…방역당국 "증상 가벼울 것이라 낙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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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5
긴장하는 방대본
오미크론 환자 계속 늘어나
감염 이후 폐렴 사례도 확인
한두 달 뒤 우세종 가능성 커
부스터샷 맞고도 5명 감염
모더나 "자사 백신 부스터샷
오미크론 중화항체 37배 증가"
![20일 서울 신내동 서울의료원 의료진이 구급차로 이송된 코로나19 환자를 병실로 옮기려고 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날 전파 속도가 빠른 오미크론 변이 증상이 가볍다고 낙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김영우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112/AA.28382080.1.jpg)
“오미크론 낙관은 위험”
![](https://img.hankyung.com/photo/202112/AA.28382740.1.jpg)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면 방역 상황이 한층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 팀장은 “(오미크론의 위중증률이 낮은 건) 현재 감염자의 95%가 60대 미만 젊은 층이라 그럴 수 있다”며 “향후 감염자가 늘어나고 고령층에 전파됐을 때 어떻게 나타날지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도 “오미크론을 가벼운 증상으로 낙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방역당국은 앞으로 한두 달 이내에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를 누르고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오미크론 감염자는 아직 세 자릿수지만 한 명당 검사 속도가 3~5일로 늦은 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오미크론이 지역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국내에서 부스터샷(추가접종)을 맞고도 오미크론에 걸린 사람은 5명으로 늘었다. 이 중 3명은 1차로 얀센 백신을 맞은 후 모더나·얀센을 부스터샷으로 맞았다. 나머지 두 명은 ‘아스트라제네카(AZ)-AZ-화이자’, ‘화이자-화이자-화이자’였다.
美 “절망적 겨울 올 것”
미국에서도 ‘오미크론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백악관 수석의료고문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19일(현지시간)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오미크론 전파력이 기상천외하다는 점”이라며 “미국 일부 지역에선 전체 코로나19 감염자 중 오미크론 환자 비율이 30∼50% 수준까지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겨울이 되면서 향후 몇 주에서 몇 달간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AFP통신 등 외신들은 미국에 ‘절망적인 겨울(a bleak winter)’이 찾아올 것이라고 보도했다.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도 잇따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화이자·모더나를 제외한 AZ·얀센·시노팜·스푸트니크 등 대부분 백신이 오미크론 감염을 막지 못한다는 예비 연구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새로운 mRNA 기술이 적용된 화이자·모더나는 모든 변이에 대해 일관된 감염 효과를 보이는 반면 AZ는 백신 접종 후 6개월이 지나면 오미크론을 전혀 막지 못한다고 NYT는 설명했다. 다만 mRNA 백신이 아니더라도 감염 후 위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는 있다고 덧붙였다.모더나는 20일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자체 연구에서 자사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맞을 경우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중화항체가 37배가량 증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19일 기준 국내 인구 대비 3차 접종률은 22.5%다. 60세 이상은 56.7%다.
위중증 환자 사흘 연속 1000명 안팎
국내 병상부족 문제는 여전하다.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7.8%로 90%에 육박했다. 위중증 환자는 997명으로, 사흘 연속 1000명 안팎을 기록했다. 정부는 국립대병원의 의료 역량을 코로나19 중환자 진료에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은 척추·관절이나 심장·뇌 등 비(非)응급 수술을 전체적으로 미루고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54개에서 90여 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의료계에선 “코로나19가 아닌 일반 환자에 대한 치료가 이미 차질을 빚고 있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