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중단해야"

경총·중기중앙회, 여야 방문
노동이사제 도입도 우려 표명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오른쪽 두 번째)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네 번째)이 20일 국회를 찾아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세 번째)을 면담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주요 경제단체들이 정치권에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적용을 비롯한 노동법안 입법 중단을 요청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0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을 연이어 방문해 무리한 노동법안 입법 강행을 중단해줄 것을 촉구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의 무리한 적용은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는 등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에게 최저임금 급등 때와 같은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소상공인에 근로기준법을 확대 적용하면 연 110만원의 연차수당 비용과 초과 근로수당, 최저임금 기준 570만원가량의 해고 비용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도 “국내 사업체 근로자의 4분의 1이 종사하는 5인 미만 사업장의 존립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고 거들었다.

경제계는 여야 후보 모두 공약으로 내세운 노동이사제 도입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의 경제 구조 및 노사 관계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손 회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49개 주요 국가 가운데 노동이사제를 도입한 나라는 유럽 13개국과 중국뿐”이라며 “한국은 영·미식 주주자본주의 시스템을 취하고 있어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면 이사회가 노사 갈등의 장으로 변질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지연되는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면담에 나선 송 대표와 김 의장은 노동이사제 공약을 공공부문에 한정해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욱 민주당 대변인은 면담 후 기자들을 만나 “우리와 경제구조가 비슷한 대만도 20년 전부터 공공부문에 노동이사제를 도입했지만 아직까지 민간에 확장하지 않았다”며 “여야 후보가 공통적으로 도입을 언급한 만큼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공공부문에서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그 이후 충분한 평가를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이날 주요 정당 대선 후보 캠프와 정책위원회에 ‘경제 재도약을 위한 차기 정부 정책 제언’도 전달했다.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중견기업은 산업 부문 전반의 역사와 미래를 지탱하는 핵심 기업군”이라며 “중견기업 정책의 근본적인 혁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병근/안대규/김형규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