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대유행 폭풍전야…각국 하루 수만명 확진에 봉쇄령 고심

네덜란드 전국 봉쇄령…영국도 찬반격론 속 고심
겨울 실내활동 증가에 오미크론까지 확산 부채질
영국발 입국 속속 제한…연말연시 행사도 대폭 축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의 확산 속에 확진자가 대폭 늘어나면서 유럽이 다시 봉쇄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인구가 6천700만여명인 영국은 19일(현지시간) 8만2천886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이 중 오미크론 변이는 1만2천133건이다.

러시아(인구 1억4천230만여명)는 하루 사망자만 1천23명을 기록했다. 러시아는 지난 10월 16일 이후 매일 1천 명 이상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프랑스(6천800여만명)도 5만명에 육박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고, 이탈리아(6천240여만명), 독일(7천990여만명), 폴란드(3천810여만명), 네덜란드(1천730여만명)는 1만∼2만명대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이들 국가의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는 작년 초 코로나19가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이후 최다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우려를 산다. 이 같은 대유행에는 실내 활동이 많아지는 계절적 특색뿐만 아니라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도 한몫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공중보건이 계속 악화하자 유럽은 다시 극단적인 방역 규제인 봉쇄조치 카드를 꺼내고 있다.

네덜란드는 이날부터 다시 전국적인 봉쇄에 들어갔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네덜란드는 다시 봉쇄에 들어간다"면서 "오미크론 변이로 유발된 5차 유행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슈퍼마켓, 약국 등 필수 상점을 제외한 비필수 상점과 술집, 식당, 영화관, 공연장, 박물관 등은 내달 14일까지 문을 닫는다.

학교도 내달 9일까지 방학에 들어갔다.

시민이 자택에 초청할 수 있는 손님 수는 크리스마스인 오는 25일을 제외하고 기존 4명에서 2명으로 줄어든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일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영국도 전면 봉쇄를 검토하고 있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부 장관은 이날 BBC 인터뷰에서 크리스마스 전 봉쇄 조치를 배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선 그것을 보장할 수 없다"라며 "지금 시점엔 모든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추가 규제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의회가 소집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더 선은 크리스마스 후에 실내 모임 금지, 식당·펍 실내석 운영 금지, 상점 수용인원 제한 등의 조치가 다시 생길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에서는 이미 정부의 방역 규제를 둘러싸고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으며 보리스 존슨 총리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데이비드 프로스트 영국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담당 부장관은 전날 브렉시트 이행과 방역 조치 등 존슨 총리의 정책에 반기를 들며 사퇴했다.

그는 사직서에서 "코로나19와 공존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밝혀 현재 방역 정책이 과도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런던에서는 백신 패스와 봉쇄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져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독일은 영국과 영국령 일대를 오미크론 변이 지역으로 지정, 20일 0시부터 영국에서 독일로 열차나 버스, 선박이나 여객기를 통한 승객 운송을 금지하기로 했다.

다만 독일 국적자나 독일 내 거주지와 거주 허가가 있는 이들과 동반가족, 외교관, 국제경기에 참여하는 운동선수는 예외다.

앞서 프랑스도 19일 0시부터 영국발 입국 규제를 강화했다.

영국에서 출발해 프랑스로 들어오려면 필수적인 사유가 있어야 하며, 관광 등을 목적으로 입국할 수 없다.

단, 프랑스 또는 유럽연합(EU) 회원국 국적자는 예외로 한다.

또 프랑스 파리는 새해맞이 불꽃놀이를 취소하고, 노상 음주도 규제할 방침이다.

코로나19 백신 부스터 샷의 간격을 5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하기로 했다.

이 밖에 덴마크도 극장, 공연장, 놀이공원, 박물관을 폐쇄했다. 아일랜드에서는 저녁 8시 이후 술집 문을 닫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