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녀'에 손 내민 윤석열, 신지예 영입

'90년생 페미니스트' 파격 합류

申 "여성폭력 해결 위해 결단"
尹 "정당 내 다른생각도 있어야"
당내 일각 "젠더 갈등 부추겨"
< “환영합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와 김한길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왼쪽)이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의 영입 인사 환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김한길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장이 20일 ‘30대 페미니스트 정치인’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를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으로 전격 영입했다. 이번 대선의 캐스팅 보트로 꼽히는 ‘20·30세대’ 중 상대적으로 지지층이 엷다는 평가를 받아온 젊은 여성 유권자들을 노린 행보다. 하지만 그간 당에 우호적이었던 ‘이대남’(20대 남성) 지지층이 반발하는 등 내부가 분열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동 대하빌딩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 신 부위원장에게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 목도리를 직접 걸어줬다. 그는 “신 부위원장이 상당히 진보적인 진영에서 활동했어도 대화해보면 국민의힘 분들과 큰 차이가 없다”며 “함께하게 돼 든든하다”고 말했다. 신 부위원장 영입에 따른 당내 논란을 의식, “후보 직속선대위에 기존 국민의힘과 생각이 다른 분이 이렇게 와서 (당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며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정당 안에서 토론하고 결론을 도출해야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정당이 된다”고 평소 소신을 강조했다.1990년생으로 올해 31세인 신씨는 정치권의 대표적인 페미니스트로 꼽혀왔다. 2004년 한국청소년모임 대표로 정치 활동을 시작, 2018년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최연소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다. 올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무소속 후보로 나왔다. 보수 지지자가 많은 국민의힘이 그동안 당에 적대적이었던 젊은 여성 페미니스트를 영입한 것에 대해 당내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이 나왔다.

신 부위원장은 “윤 후보가 여성폭력을 해결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좌우를 넘어 전진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해 함께하기로 했다”고 합류 배경을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해선 “여성을 살해하고 (살해한 피의자에 대해) ‘심신미약’이라고 변호했던 후보”라고 직격했다.

정치권에선 신 부위원장 영입이 최근 돌출된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이력 의혹 등으로 돌아서고 있는 여성표를 고려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신 부위원장이 당내 주류 인사들과 잘 화합할 수 있을지에 대해 벌써부터 의구심을 갖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즉각 SNS에 “젠더 갈등을 격화시키는 페미니스트 신지예의 영입을 반대한다”며 “젠더 갈등을 가볍게 보는 윤석열 선대위의 시선이 우려스럽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2030세대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당의 방침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우려 섞인 입장을 내놨다. 20~30대 남성 회원이 많은 커뮤니티에선 최근 국민의힘의 잇따른 여성 인사 영입을 성토하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윤 후보는 이날 병사 월급 인상 등 군인 처우 개선을 약속하며 ‘이대남’ 챙기기에도 나섰다. 윤 후보는 전투복 상의를 착용하고 강원 철원에 있는 육군 3사단 백골 부대 관측소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했다. 윤 후보는 SNS에 “직업군인의 각종 수당을 현실화하고 병사 월급을 대폭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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