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용 화장품인데 국내에서 인기...고급 원료 엄선해 제품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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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중소기업 비즈니스 콜라보
⑤아산 모어라이프
코로나19 수출길 막히자 전략 바꿔
중국 수출 물량 국내에서 재고 소진
용량 두 배 많고 낯선 향기에 호평
캐릭터 비누 로봇 생산 시스템 도입
충남 지역 중소기업들이 충남경제진흥원의 지원에 힘입어 스타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진흥원은 창업 및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디자인·신제품 개발, 기술 이전, 지식재산권 등 기업 맞춤형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탄탄한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은 충남 지역 우수기업을 소개한다.충남 아산의 화장품 제조기업인 모아라이프(대표 송경호)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중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8월 코트라 지원 기업으로 선정돼 중국 국제수입박람회에서 판매할 10억원어치의 제품을 만들었다가 수출이 무산된 때문이다.회사 관계자는 “중국 최대 쇼핑 시즌인 광군제 기간에 물건을 판매한다는 큰 기대를 안고 제품을 만들었는데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며 “수출이 전량 막히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아 당시에는 앞길이 막막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경영 위기의 해답을 국내 시장에서 찾았다. 수출 물량을 국내 뷰티 시장으로 돌려 재고(在庫)를 대부분 소진했다. 중국 소비자를 타깃으로 만든 제품이 국내에서 인기를 얻으면서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인 향수의 경우 국내에서 판매되는 향수보다 용량이 두 배 가량 많은 100㎖인 데다 기존에 맡아보지 못한 낯선 향기에 온라인 소비자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이 회사는 비누, 향수, 마스크팩, 바디 미스트를 제조한다. 모든 제품을 고객사가 원하는 맞춤형으로 제작한다. 이 회사는 국내 최초로 ‘캐릭터 비누 로봇 생산 시스템’을 도입했다. 로봇이 비누의 겉과 안에 문구와 캐릭터를 새길 수 있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향수는 사향(머스크)과 침향 등 20여 가지 고급 원료를 엄선해 제품을 만든다. 지난해는 이탈리아 패션잡화 브랜드 ‘에이엘브이(ALV)’와 론칭해 여행을 테마로 비누, 남성용 향수, 남녀공용 향수 등 패키지 제품을 만들었다. 남성용 향수는 중후하고 깊은 우드향, 여성용 향수는 도시 여성의 화사함과 세련함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에이엘브이(ALV)는 이탈리아 유명 디자이너 알비에로 마르티니가 지도와 여권 속에 찍힌 도장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패턴이 특징이다. 이 패턴이 들어간 향수는 국내 온라인 쇼핑몰과 백화점에 판매되고 있다.이 회사는 올해 월드미스유니버시티(WMU) 조직위원회와 비누와 바디미스트 생산 및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부터 WMU를 새긴 제품을 온라인쇼핑몰과 해외 150여 개국 조직위를 통해 해외에 판매된다. 디자이너 이청청의 여성복 컬렉션으로 유명한 국내 패션브랜드 ‘라이(LIE)’와 협업해 내년 3월을 목표로 신제품도 생산한다.지난달 AK플라자 편집숍을 오픈한데 이어 지난 23일 부산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에 단독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과 현대백화점 면세점 입점도 추진 중이다. 신제품 개발과 해외진출도 본격화한다. 이 회사는 나노 입자로 피부 흡수를 극대화한 로션, 스킨, 에센스 등 기초 화장품 개발에도 나선다. 태국과 베트남, 아랍에미리트 등 동남아시아와 중동을 타깃으로 해외 영업망도 확대할 계획이다.
송경호 대표는 “주력 제품인 향수의 경우 국내 소비자 반응이 좋아 내년에는 국내 판매량을 두 배 이상 늘리고 수출 물량도 확대할 예정”이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신제품을 개발하고 해외 판로를 넓히겠다”고 말했다.
아산=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