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마음 굳혔다"…김종인 "상임위원장 내려놓겠다더라"

파국으로 치닫는 국민의힘 선대위
이준석, 상임선대위원장직 내려놓을 듯
당직 사퇴 질문엔 "내가 왜?" 반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 사진=뉴스1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공보단장 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가 "마음을 굳혔다"고 밝혔다. 상임선대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21일 충남 천안 일정을 소화하던 중 기자들과 만나 '상임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는 보도가 나왔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이 대표는 '사퇴를 결심한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자세한 얘기는 기자회견에서 하겠다"고 말했다.

'조 단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냐'는 질문에는 "관심 없다"고 했다. '사퇴 범위가 당직까지 포함되는 것이냐'는 질문엔 "선대위다. 당직은 내가 왜 (내려놓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오늘 오후 4시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상임선대위원장직 사퇴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직 사의를 밝힐 가능성도 농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이 대표와 조 단장의 갈등은 전날 진행된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촉발됐다. 이 대표가 조 단장에게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말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나를 공격하고 있으니 정리하라"고 말하자 조 단장이 "내가 왜 이 대표의 말을 들어야 하느냐"고 반발했다. 윤석열 후보의 말만 듣겠다는 취지로 이 대표를 사실상 거스른 셈이다.

조 단장이 사과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이날 밤 이 대표를 비방하는 내용을 담은 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져 다시 논란에 불이 붙었다.

다음 날 이 대표는 "아침에 일어나서 사과 같지도 않은 사과 해놓은 것 보니 기가 찬다"며 "여유가 없어서 당대표를 비방하는 문자를 돌린 건 이재명 후보가 누구 돕다가 음주운전 했고, 누구 변호하다가 검사사칭 했다는 이야기랑 같은 맥락"이라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그는 "전화하는 기자에게 영상의 링크를 보지도 않고 던지느냐. 도대체 우리 공보는 그 영상을 왜 보고 있으며, 공보의 역할이 기자에게 영상 링크 던져서 설명하는 방식이냐"며 "윤석열 후보 배우자 문제도 이런 수준으로 언론에 대응할 것이냐. 더 크게 문제 삼기 전에 깔끔하게 거취표명 하시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새벽에 문자를 보내면서 상임선대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고 했다"며 "제가 대표로서 조금 인내를 갖고 즉흥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게 좋겠다고 얘기했는데 이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회의 도중에 이 대표와 조 단장 사이에 석연치 않은 말이 오가는 과정에서 이 대표가 상당히 격앙된 반응을 했다"며 "제가 판단하기에는 조 단장의 발언 자체가 잘못된 것 같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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