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판 N번방' 범인 의대생 '징역 106년' 중형 선고

초등생 등 미성년자 80여명 협박해 나체 사진 요구
대만판 N번방 사건 용의자 린허쥔 / 사진 = 타이페이타임즈 관련 보도 캡처
대만 고등법원이 초등학생 등 미성년자 80여명을 협박해 나체 사진을 요구한 20대 의대 대학원생에게 징역 106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21일 자유시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대만 고등법원은 전날 미성년자 81명에게 나체 사진을 요구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3년 4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린허쥔(26)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6년 10월을 선고했다. 고법은 린씨가 장기간에 걸쳐 피해 초등학생 등 소녀를 협박, 나체 사진이나 외설적인 사진 촬영을 요구해 신체적·정신적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또한, 나체사진 촬영 혐의 82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60건에 대해 각각 징역 1년 4개월, 나머지 22건에 대해 징역 1년 2개월 등을 합산해 총 106년 10개월의 징역형을 내렸다.

앞서 린씨는 고법 심리에서 2만2000 대만달러(약 94만원)의 월급으로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등을 부양하고 있다며 집행유예 선고를 희망한 바 있다.린씨는 지난 2014년 5월부터 3년 2개월여 동안 SNS에 타인의 사진을 도용해 접근해 같은 또래 동성인 척 친분을 쌓은 뒤 미성년자들에게 나체사진을 찍도록 해 전달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나체 사진을 보낸 피해 여학생을 상대로 사진을 공개한단 위협을 통해 추가로 노출 사진을 요구해 받아 네티즌과 공유했다.

지난 2016년 말 한 피해 여중생이 ‘인터넷에 너의 나체사진이 유포되고 있다’는 말을 반 친구들로부터 듣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수사기관은 전담반을 꾸렸고, IP 추적 등을 통해 사진을 유포한 6명을 적발했다. 이후 추적은 계속 이어졌고 결국 첫 유포자를 특정, 압수수색 영장 등을 발부받아 린허쥔을 붙잡았다.

체포 당시 압수된 린씨의 컴퓨터에는 초등학교 2학년 여학생 등을 비롯한 120여 명의 피해 소녀 사진이 개인정보와 함께 정리돼 있었다. 체포 당시 린씨는 대만대학교 의대 석사과정 입학 예정자 신분이었으나 이 사건으로 2017년 8월 입학 자격을 취소당한 바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