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강세 흔들릴 것" WSJ 보도

중국 위안화의 강세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 경제가 둔화되면서 중국 인민은행은 완화적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미국 등 각국 중앙은행은 긴축으로 돌아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중국 위안화 가치는 정점을 찍었을 수 있다'(China’s Yuan May Have Peaked)라는 기사에서 "위안화는 2021년 중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음에도 달러에 대해 꾸준히 상승했다. 그러나 그것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올해 위안화를 떠받친 요인들은 몇 가지가 있다. 가장 핵심적인 건 중국의 이례적으로 많은 무역 흑자였다. 팬데믹으로 인해 서구에서 서비스보다 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무역갈등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대한 상품 수요는 크게 증가했다. 또 수출 경쟁국인 베트남 등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으로 생산 및 항만 선적 등이 자주 중단되면서 중국 제조업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졌다. 여기에 중국이 국내에서 강력한 코로나 통제에 나서면서 소비가 감소해 수입은 막혔다.

중국의 10월 무역 흑자는 845억 달러로 월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11개월 동안 무역 흑자는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595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자연스러운 위안화의 절상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올해 들어 현재까지 위안화 가치는 미국 달러 대비 약 2.6% 상승했다. 미국 달러가 대부분의 다른 통화에 대해 강세를 나타내온 상황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미국 달러 인덱스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7.2% 올랐다.WSJ은 "미국과 유럽에서 팬데믹 상황이 개선되면 이런 추세가 뒤바뀔 것"이라고 추정했다.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다시 회복되면 상품 소비는 정상화될 수 있거, 특히 새 집을 마련하거나 새로운 TV를 마련해야할 사람들은 이미 그렇게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나라의 수출 업체들이 잃어버린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중국 통화에 대한 상승 압력이 감소할 것이란 의미다.

WSJ는 "위안화에 대한 하방 압력이 발생하기 시작할 수 있다"라며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자본 유출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부동산 불황과 성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자본 유출 조짐은 거의 없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중국은 2015~2016년 자본 유출이 발생한 후 자본 통제를 상당히 강화했다. 둘째, 중국 인민은행은 민간의 과도한 부채, 그리고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유지했다.

그러나 중국이 이제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인민은행은 민간은행들에 대한 지급준비율을 이미 인하했다. 지난 20일에는 1년 대출 우대금리를 0.05%포인트 소폭 인하했다. WSJ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경기 부양책을 철회하고 내년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낮은 금리는 중국에 대한 매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WSJ은 "그런 시점이 오면 중국의 강화된 자본 통제 방식은 시험을 겪게될 것"이라며 "자본 유출과 그에 따른 위안화 하락은 가능한 결과"라고 전망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