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고현정으로도 안되더니…'설강화' 이어 또 시끌

JTBC 새 드라마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공산당 미화 비판 원작 소설 영상화

'설강화' 시끌,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도…
'설강화' 2회/ 사진=JTBC 제공
간첩 미화 논란으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당한 JTBC 주말드라마 '설강화'에 이어 JTBC에서 공산당을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를 준비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올해 내내 시청률 부진에 시달렸던 JTBC가 벼랑 끝에 몰렸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첫 방송을 시작한 '설강화'는 방송 전 시놉시스가 유출되면서 간첩과 안기부 미화, 민주화 운동 왜곡 등과 관련한 우려가 불거졌다. JTBC와 제작진은 "방송을 보면 오해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렇지만 공개된 1, 2회 방송에서는 우려했던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논란이 커졌다. 간첩인 남자주인공을 운동권 학생으로 오인해 도와주는 여주인공과 그들의 로맨스를 예고한 것.
/사진=JTBC 주말드라마 '설강화' 포스터, 도서 '동트기 힘든 긴 밤' 표지
지난 21일에는 한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JTBC 사장과 설강화 감독 작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국민신문고 사이트를 통해 고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발인은 "JTBC와 '설강화' 제작진은 창작의 자유를 부르짖는데 우리나라는 엄연히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나라"며 "북한 간첩이 주인공으로 미화되고 사랑놀음을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국가보안법 7조 1항에 따르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을 알면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한 자는 7년 이하 징역형에 처한다.뿐만 아니라 안기부 미화, 민주화 왜곡이라는 지적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987년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박종철 열사, 이한열 열사 측이 '설강화'의 내용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사진=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트위터 포스터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공식 SNS에 "운동권에 잠입한 간첩, 정의로운 안기부, 시대적 고민 없는 대학생, 마피아 대부처럼 묘사되는 유사 전두환이 등장하는 드라마에 문제의식을 못 느낀다면 오히려 문제"라며 "전두환 국가전복기의 간첩조작, 고문의 상처는 한 세기를 넘어 이어지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피해자들이 살아 계신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로맨스를 그리려 했다"는 제작진의 주장에 문제삼으며 "엄혹한 시대에 빛을 비추겠다면, 그 주인공은 독재정권의 안기부와 남파간첩이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땀, 눈물을 흘렸던 우리 평범한 시민들이 되어야 한다"며 "이미 KBS 2TV '오월의 청춘'이라는 훌륭한 선례가 있다. 창작의 자유는 역사의 상처 앞에 겸허해야 한다"고 전했다. 문제는 JTBC의 논란작이 '설강화'가 끝이 아니라는 것. JTBC가 내년 방송을 예고한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는 중국의 추리소설 '동트기 힘든 긴 밤'(장야난명)을 원작으로 한다. 전직 검찰관인 피해자가 십수년 전 일어난 살인사건 전말을 끈질기게 파헤치는 과정을 내용으로 한다.

원작 소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홍보하는 내용을 담았다는 비판에 휩싸인 바 있다. 시진핑 정부의 정적 숙청 과정인 부패척결운동을 정당화 및 홍보하고 시진핑 주석의 정적의 낙마를 암시하는 내용을 담았다는 것.

원작자 쯔진천이 홍콩 민주화 운동가를 폄훼했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총 16부작으로 기획된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는 현재 8부까지 촬영을 마친 상태다. JTBC 측은 "이후 분량은 완성도를 위해 재정비한다"고 밝혔다. 8부까지 시즌1을 마무리하고, 이후 분량은 시즌2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JTBC는 올해 내내 시청률 부진을 이어갔다. 전도연, 고현정, 이영애 등 톱스타급 배우들이 출연하는 작품들도 시청률 반등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설강화' 논란이 더해진 상황.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역시 중국 공산당 미화 의혹이 제기된 만큼 방송을 시작하면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