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비기준 강화…현대차 '전기차 닥공'으로 돌파한다

"내년 22만대 전기차 판매 계획"
"5년내 전기차 판매 목표 70만대 더 높여"
바이든 행정부, 고강도 연비기준 강화 발표
사진=REUTERS.
현대자동차그룹이 내년 공격적인 전동화 전략을 공식화했다. 해외 시장의 강화된 자동차 연비 기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전 세계 시장에서 현대차와 제네시스를 합쳐 전기차 22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목표치는 올해 이들 브랜드의 전기차 판매량 예상치(14만대)보다 56% 많은 것이다. 장 사장은 "현대차그룹(현대차·제네시스·기아)은 내부적으로 오는 2026년까지 전기차 판매량 목표치를 100만대에서 170만대로 높여잡았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신차의 50%는 전기차로 판매하도록 하겠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전환 전략에 발맞추기로 했다. 장 사장은 "구체적 목표는 북미판매법인에서 발표하겠지만 2030년까지 우리의 신차 판매 절반을 전기차로 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완성차 중 전동화 모델의 비중을 2030년까지 30%, 2040년까지 8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그는 "빨라진 전동화 계획에 맞춰 2025~2026년까지 보다 많은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기 위해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2026년이면 현대차에서만 파생전기차를 포함해 지금의 두배인 13개 라인업이 글로벌 시장에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공장 증설에 대해서는 "(앨라배마 공장 외에) 새로운 공장을 짓는 것과 기존 공장을 증설하는 것 등 다양한 옵션이 있을 수 있다"며 "새롭게 늘어나는 생산라인은 오로지 전기차를 위해서 지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바이든 행정부는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자동차 연비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안을 발표했다.미 환경보호청(EPA)은 미국에서 출시되는 2023년형 모델 자동차부터 연비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해 2026년까지 자동차 연비 기준을 1갤런(약 3.8L)에 평균 55마일(약 88.5㎞)로 높이기로 했다. 한국식 연비 기준으로 환산하면 1L당 약 23.4㎞다.

EPA는 "이번 기준 상향으로 미국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의 2%가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내놓은 기후변화 관련 대책 중 가장 고강도"라고 평가했다.

이번 기준 강화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순수 내연기관차만으로는 완성차 업체들이 총량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실제 북미 시장에서 연비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 현대차 아반떼(1.6 가솔린)의 경우 공인 연비가 최대 L당 15.2km 수준이다. 새로운 기준에 따라 아반떼 한 대를 팔려면 공인 연비 약 31km 차량을 똑같이 한 대 팔아야 한다.

EPA는 "(관련 정책 시행에 따라) "2026년 신규 자동차 판매의 5분의 1은 전기로 충전되는 하이브리드 차량(플러그인 하이브리드)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