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보유세 인상에…2022 집값 상승폭 올해보다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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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에 물어본 '내년 부동산 시장 전망'수도권을 중심으로 뜨거웠던 부동산 시장 열기가 최근 들어 한풀 꺾이고 있다. 서울에선 한국부동산원 주간 상승률 기준으로 강북구와 관악구 등 중저가 아파트가 모여 있는 지역이 보합을 기록했다. 경기 화성시와 동두천은 이달 둘째주 기준 각각 0.02%, 0.03% 떨어지면서 하락으로 돌아섰다. 수도권 매매수급지수는 이달 들어 기준선(100) 아래를 유지 중이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보다 아래에서 숫자가 작을수록 매도세가 매수세보다 강하다는 뜻이다.
"공급확대 단기성과 미미"
내년 집값 2~5% 상승 전망
그러나 부동산 연구기관은 일제히 내년 부동산 시장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정부가 3기 신도시 등 주택 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 높은 세금 부담과 치솟은 전세가격 때문에 매매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상승폭은 올해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무주택자 혹은 실수요자라면 내년에 집을 사야 할까.
공급 부족으로 집값 상승세 지속
주택산업연구원은 ‘2022년 주택시장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2.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 3.5%, 서울 3.0%, 지방 1.5% 등 지역별로 차이가 다소 있다. 주산연은 “내년 집값 상승률은 올해(전국 10.5%)보다는 낮아지겠지만 인천, 대구 등 일부 공급 과잉 지역과 ‘영끌(영혼까지 끌어 주택 매입)’ 추격 매수로 인한 단기 급등 지역을 제외하고는 하락세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상승세가 지속되는 원인 중 하나는 공급 부족이다. 주산연은 “2015~2017년 크게 증가했던 신규 공급은 택지 부족으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라며 “(공급이)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어려워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따른 수익성 감소로 사업 지연 사례가 증가하고 서울 주택 공급에 대한 불안심리가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3기 신도시 등 주택공급 확대를 통해 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있으나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향후 2~3년간은 서울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높은 유동성, 가격 상승 기대심리 등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봤다.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내년 매매가격 상승률을 5%로 다른 연구기관보다 다소 높게 예상했다. 건정연은 “높아진 주택 가격에 가계대출 총량 규제, 금리 상승으로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면서도 “높은 양도세로 매매 대신 증여만 증가하고, 거래물량과 공급이 감소하면서 수요 위축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전국 2.0%,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3.7% 상승 전망을 내놨다.
다만 올해 대비 상승폭은 다소 줄어들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건산연은 “역사적 고점에 있는 가격 부담과 대출규제 강화, 3기 신도시 공급 기대심리 등으로 매수자로선 매매 시장에 선뜻 진입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매도인도 호가를 하향 조정할 이유는 많지만 보유세 인상 및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 전세자금대출 거절 등 변수가 생기면 상승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주산연도 “내년 대선 향방에 따라 양도세가 완화되든, 보유세가 강화되든 두 시나리오 모두 매물 증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올해보다는 상승폭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내년 8월 전셋값 점프할 수 있어”
전셋값도 공급 부족의 영향으로 상승세가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건정연은 내년 전국 전셋값이 4%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서울은 공급 부족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건정연에 따르면 내년 서울 입주 물량은 약 1만8000가구로, 올해(2만1000가구)보다 더욱 줄어든다. 보유세 부담이 커지고 임대차보호법의 영향으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이 늘어나면서 전세 공급 감소세가 계속될 것이란 설명이다. 주산연도 “임대차3법으로 전세 물량이 줄어들고 서울은 입주 물량이 감소하면서 내년에도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지난해 7월 말부터 시행한 새 임대차보호법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을 한 차례 사용한 물건이 전세시장에 나오는 것도 변수다. 건산연은 “내년 8월부터 전세시장에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되는 물건이 나오며 상승폭을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무주택자, 내년에라도 집 사야 할까
내년 집값 상승률이 올해보다는 둔화할 것이란 전망 속에 다주택자의 주택 추가 구입에 대해 전문가 대부분이 부정적인 입장이다. 투자금 대비 이자와 보유세 부담 등이 지나치게 클 수 있어서다. 반면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무주택자나 실수요자는 내년에라도 집을 사야 할지에 대해선 전문가의 의견이 엇갈린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내 집 마련 수요자 입장에서 지금 당장 집을 구매하는 것은 변수가 너무 많아 추천하지 않는다”며 “내년 대선 결과에 따라 양도세 등 세제나 재건축 규제 등 정책 변화를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주택을 꼭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울 내 거주환경이 좋은 새 아파트나 개발 호재가 있는 재개발·재건축 등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실수요자는 주택 매수 시기가 빠를수록 유리하다는 조언도 있다.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서울과 서울 접근성이 좋은 경기 지역 집값은 당분간 하락할 요인을 찾을 수 없다”며 “전세도 내년부터 대출이 축소되고 상당수 월세화가 진행되면서 임차인 입장에선 ‘전세난’이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무주택자라면 여력이 되는 만큼 주택 매수를 권한다”고 강조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