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부터 유럽까지…사업 발굴·운영 관리 등 종합 디벨로퍼 변신

롯데건설의 해외사업
롯데건설의 해외사업은 2018년부터 대폭 달라졌다. 단순한 시공사가 아니라 사업 발굴과 기획부터 금융조달, 건설, 운영관리 등 사업 전체를 총괄하는 종합 디벨로퍼로 변신에 나섰다. 시행과 시공을 겸하는 투자 개발형 사업에 역량을 집중했다.

하석주 대표가 2017년 취임 초기부터 해외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해 온 결과다. 올초 신년사에서도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는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건설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저성장 우려를 해결해줄 명확한 해법”이라며 해외 시장 진출 확대를 주문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거점 공략 강화

2019년 초에는 고성장하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동남아시아 거점지역으로 선정, 현지 개발법인 ‘롯데랜드’를 설립했다. 롯데랜드는 현지 유력 디벨로퍼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현재 호찌민 4개 프로젝트에서 아파트 3000여 가구, 빌라 1200여 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축적된 개발 역량을 발휘해 롯데랜드 단독으로 아파트 1402가구와 빌라 89가구의 ‘다이푹 타운십’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도 현지 대형 디벨로퍼 모던랜드와 공동으로 ‘가든시티 뉴이스트2’(아파트 42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롯데마트 끌라빠가딩점을 시작으로 계열사 상업시설 부지를 주상복합으로 개발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찔레곤 지역의 ‘라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플랜트 수행 역량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사업 확장 성과는 건축 도급사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019년 6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는 43층 규모의 대형 복합건물인 ‘코타 카사블랑카’를, 지난해 7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는 사타파나 은행 본점 건물을 성공적으로 준공했다.지난해 4월에는 베트남 하노이에 6성급 호텔, 서비스레지던스, 오피스 등을 건설하는 SND 스타레이크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발주 초기 프리콘서비스를 제공해 발주자 니즈를 충족시킨 것이 수주로 이어졌다. ‘롯데센터 하노이’에 이어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평가다.

복합개발에서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도 나고 있다. 하노이에서 지하 2층~지상 23층 규모의 ‘롯데몰 하노이’를 시공하고 있다. 호찌민 투티엠지구에서는 대규모 복합시설 ‘에코스마트시티 사업(조감도)’을 주관해 추진 중이다. 에코스마트시티가 들어서는 호찌민 투티엠 지구는 지하철, 고속도로 등 다수의 교통 인프라 확충을 포함해 대규모 신도시로 개발되고 있다. 투티엠지구 중심인 에코스마트시티에 원격 의료, 교육 서비스 등 첨단 스마트 기술을 도입해 최고급 복합단지로 탄생시킬 방침이다.

싱가포르·유럽 등으로 시장 다변화

롯데건설은 해외 수주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이 발주한 ‘J121 통합교통허브 프로젝트’를 수주해 선진 시공 시장에 진입했다. 앞으로 싱가포르에서 대형 인프라 사업과 랜드마크 건축 프로젝트를 수주해 글로벌 건설사의 위상을 높인다는 계획이다.유럽 시장 공략도 꾸준하다. 헝가리에서는 물류창고 개발, 계열사 공장,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도 주택개발 파일럿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다. 또 유럽 시공사와 파트너십을 통해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대형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호주 시장 공략과 북미 시장 진출까지 계획하고 있다.

토목사업의 경우 파키스탄에서 운영 중인 굴푸르 수력발전소에 이어 470㎿ 규모의 로어스팟가 수력발전 사업을 수주했다. 향후 탄소배출권 확보가 가능한 수력발전을 지속 추진해 친환경 수주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올해 주택·건축·토목에서 2조3000억원, 플랜트에서 1조5000억원을 포함해 해외사업에서 연말까지 4조원에 가까운 수주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사업방식 전환과 시장확대로 해외 실적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종합 디벨로퍼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