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매출 40배…건자재유통 新사업 개척한 유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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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마트 DNA’로 건자재 유통시장 개척한 유경선 회장
철근 단열재 등 3000종 국내 최다 취급, 150명 전문가 육성
'철근대란'선제 대응에 입소문나…수년내 1조 주력사업될 듯
철근 단열재 형강 등 3000여종...국내 최다 품목 취급
22일 건자재 업계에 따르면 유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유진기업의 건자재 유통사업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40%증가한 3500억원으로 예상된다. 레미콘업계 1위인 유진기업 전체 매출(1조원)의 3분의 1가량을 레미콘이 아닌 건자재 유통사업이 차지한 것이다. 유진그룹의 건설·플랜트사업 계열사인 ㈜동양의 올해 건자재 유통 매출 역시 83% 급증한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합산으로는 작년보다 50% 증가한 4500억원으로 2013년 시장 진출 당시(114억원)의 40배 규모로 성장한 것이다.유진그룹은 철근과 H빔 등 형강, 단열재, 고강도 콘크리트(PHC)파일 분야에선 국내 다섯 손가락안에 꼽히는 주요 유통업체다. 이밖에 목재, 시멘트, 모르타르, 벽돌, 단열재, 석고보드, 바닥재, 타일, 위생설비, 가전, 가구, 창호 등 국내에서 가장 많은 33개 분야 3000여종의 건축자재를 취급한다. 건축 내외장재부터 마감재에 인테리어자재까지 취급하지 않는 품목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주로 KCC, LX하우시스,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 국내외 300여곳으로부터 건자재를 조달해 삼성물산,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등 1300여곳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KCC와 LX하우시스 등 제조와 유통을 함께 영위하는 업체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유통만 취급하는 업체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철근대란 사태때 진가 발휘...150여명 국내 최대 품목별 전문가 구축
매출이 급증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원자재 수급이 불안정했던 올해 시황의 영향이 컸다. 지난 5월 중국의 수출 금지 조치와 국내 한 철강사의 가동 중단으로 ‘철근 품귀’현상이 벌어졌다. 톤당 가격은 70만원에서 140만원으로 치솟았고 건물의 기초 골재가 사라지자 각종 건설 공사 현장도 멈춰섰다. 유진그룹은 국제 시황을 면밀히 분석해 철근 가격이 급등할 것을 사전에 예측하고 고객사에 저렴할때 철근을 구매할 것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유진과 거래하는 기업들은 ‘철근 대란’사태에도 공사장이 멈추지 않아 건설업계에 입소문이 났다.국내 최대 규모인 150명의 건자재 품목별 전문가를 구축한 것도 매출 상승의 비결이다. 주로 자체 생산 제품 시세에만 관심이 있는 다른 건자재업체와 달리 유진그룹은 철근 형강 단열재 등 모든 유통 제품별 전문 인재를 육성해 국제 시세와 등락 이슈를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또 빠른 현장 납품을 위해 전국에 건자재 전문 영업소 5곳, 사업장 25곳, 물류센터 1곳도 구축했다. 정진학 유진기업 사업총괄 사장은 “5월 ‘철근 대란’사태 등 위기상황에 유진그룹의 진가가 드러나면서 거래 고객이 급증했다”며 “품목별 핵심 인재를 육성해 국제 건자재 시장 흐름을 정확히 예측한 것도 고객이 늘어난 배경”이라고 말했다.
내부 반발 무릅쓰고 미래 가능성 내다 본 유경선 회장
유진기업을 일찌갑치 국내 레미콘 1위 업체로 키운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은 미래성장동력을 찾던 중 미국 홈디포, 일본 릭실 등 선진국 성공 사례를 보고 해외 현지 탐방 조사를 거쳐 2013년 건자재유통 시장에 진출했다. 주택이 노후화되면서 리모델링에 대한 수요가 점차 커지는 데다 기존 레미콘사업과 시너지도 있어 승산이 있겠다는 판단에서다. 건설사들도 수십년간 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해온 유진기업을 믿고 건자재 조달을 맡기기 시작했다. 건설사 입장에선 레미콘과 철근 단열재 등을 한 곳에서 구매하니 원가도 절감됐다.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