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홈파티 너도나도 찾는 와인…"따뜻한 '뱅쇼' 별미죠" [대세는 홈파티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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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홈술족 증가에 와인 수요 '급증'
겨울철 끓여 마시는 '뱅쇼'도 별미
올해도 연말연시 유통가 키워드는 ‘집콕’과 ‘홈파티’가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은 데다 오미크론 변이까지 겹친 탓이다. 업계는 집에서 가족 혹은 지인이 소규모로 모이는 '홈파티'나 1인 가구의 '혼파티'(혼자 하는 파티)를 위한 다양한 먹거리 프로모션을 벌이고 있다.메인 디시로 스테이크를 준비했다면 이에 어울리는 마실거리를 챙길 차례다. 올해 주류 시장에서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보인 주류는 단연 와인이었다. 특히 '동네 주막'이 된 편의점에서 와인을 찾는 소비자들이 급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중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와 감염 우려 등의 여파로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족'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잡은 2030 세대는 취하기보다 가벼운 술을 선호하는 경향까지 겹쳐 편의점 등에서 와인 판매가 급증했다.편의점 이마트24의 올해(1~11월 누적) 와인 판매량은 230만병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량(170만병)을 훌쩍 넘어섰다. 게다가 크리스마스와 연말 홈파티 수요가 많은 12월은 와인 판매량이 확 늘었다. 해당 편의점의 12월(1~20일 기준) 와인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4% 뛰었다.
편의점 업계에선 연말연시를 맞아 와인 할인전과 기획상품을 선보인 상태다.
일반 와인 대신 조금 더 특별한 '뱅쇼'도 추운 날씨와 맞물려 인기다. 유럽인들이 겨울철 즐겨 마시는 '뱅쇼'가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프랑스어로 '따뜻한 와인'이라는 뜻의 뱅쇼는 겨울이 매우 추운 북유럽 지역에서 감기 예방 및 기력 회복을 위해 와인을 데워 마시는 데서 유래됐다. 독일에서는 '글루바인', 미국에선 '뮬드와인'이라고도 불린다.주류기업 아영FBC 관계자는 "뱅쇼는 레드와인에 계피, 꿀, 과일 등을 넣고 20~30분 끓여 만든다"며 "비타민C와 항산화 성분이 면역력을 높여 감기 예방 효과가 있다. 추운 겨울 파티용 음료로 제격"이라고 설명했다.
끓이는 작업이 귀찮다면 시중판매하는 뱅쇼를 사먹는 방법도 있다. 최근에는 커피 전문점도 무알코올 뱅소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잠바주스는 히비스커스 티에 생과일 토핑과 시나몬 향을 더한 ‘캘리포니안 뱅쇼'를 선보였다. 매장에서 1만원 이상의 제품 구매 시 샴페인잔(4개), 테이블러너(1개), 테이블 장식용 냅킨 2종으로 구성된 홈파티용품 세트를 할인 가격에 판매한다. 이디야도 보해복분자를 원료로 한 복분자 뱅쇼와 복분자 뱅쇼 콤부차를 판매 중이다.'연말을 맞아 분위기를 내는 발포주인 샴페인을 미는 곳도 있다. 세븐일레븐은 연말을 맞아 한정으로 선보인 샴페인 3종 초도물량 1만여 병을 열흘 만에 완판했다. 이 샴페인은 마릴린 먼로가 선호한 것으로 알려진 '파이퍼하이직'과 유명 항공사 비즈니스 클래스에서 제공하는 '페리에주에그랑브뤼', '도츠브룻클래식' 등 3종이다.
3종 모두 국내에 극소량 수입되는 제품으로 세븐일레븐이 판매 시작 후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6만~7만원대로 편의점 와인으로는 다소 비싼 가격이지만 할인 행사를 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이에 세븐일레븐은 프랑스 현지 와이너리가 보유한 전체 물량을 추가로 공수해 선보이기로 했다. 현재 2차 물량 수백 병을 확보했고, 3차 물량도 항공편으로 준비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 속 회식 등 모임이 줄어든 데다 주류는 온라인 주문이 안 돼 소비자들이 가까운 편의점에서 와인을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