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윤석열 실언의 해법, '이준석이 함께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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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극빈층 자유' 관련 발언 논란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극빈한 생활을 하는 사람은 자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준석 대표는 "이(실언)에 대한 해법으로 나왔던 게 이준석과 같이 행보를 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후보와 함께한 현장에서 종종 마이크를 잡는 이 대표의 모습을 놓고 '자기가 뜨려고 한다'고 비판했던 일부 보수 성향 유튜버들을 저격한 것이다.
이준석 "보수 유튜버들 원하는 대로 됐다"
"큰일 났다고 어찌 하냐고 전화 오더라"
"후보 실수하면 교정할 용기 있어야"
이 대표는 23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후보의 현장 행보는 중요하다. 후보가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를 기획하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며 "저도 후보랑 같이 일정을 해봤지만, 후보를 진짜 돕고 싶은 사람이라면 후보가 현장에 갔을 때 어색하지 않도록 이끌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후보가 혹시라도 실수하게 되면 현장에서 바로 교정하고 정정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이 대표는 "그런데 과연 어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은 뭘 했냐. 서울대, 대학로, 강릉, 부산 등 후보와 이준석이 같이 서 있는 걸 보면서 대중이 관심을 가졌을 때 보수 유튜버들은 맹공을 시작했다"며 "대학로에서 후보가 제게 당의 정책에 대해 먼저 물으면서 마이크를 던졌을 때 보수 유튜버들은 '이준석이 돋보이려고 마이크를 뺏었다'고 표현했다"고 했다.
이어 "그분들이 원하는 대로 됐다. 현장에서 후보가 돋보이기 위해 주변에 아무도 나오면 안 된다는 그 주장을 받아들여서 결국에는 현장에서 아무도 지적을 못 하거나 도움을 못 준다"며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비꼬거나 조롱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다. 그런데 앞으로 이런 것들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재발한다"고 덧붙였다.그는 "제 기억으로는 어제 그 (자유 관련) 발언이 나온 시점과 후보가 발언에 대한 해명을 할 수 있는 백브리핑까지 약 30~40분 정도의 시간이 있었는데, 그러면 그사이에 기사가 다 나가버린다"며 "후보 옆에 정무적 감각이 있는 사람이 있었다면 후보에게 자연스럽게 다시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든지, '후보님 말씀하시는 게 맞고 저는 거기에 부연하자면 이런 얘기를 하겠습니다'라고 후보를 돕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이 대표는 "그렇게 하면 기사가 난다고 하더라도 그것(도움을 주는 사람의 발언까지 함께)까지 같이 나간다. 그러면 대중의 오해가 적을 수 있다"며 "여의도에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누가 '후보가 이런 말 했는데 큰일 났다', '어떻게 해야 되냐'고 제게 전화했다. 저는 이걸 제가 지금 지적하는 이유는 이미 내부적으로 많이 지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법으로 나왔던 게 이준석이 같이 행보를 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은 제가 그걸(후보와 동행) 제 책임감 때문에 버텼던 것이지, '이준석이 자기 정치하려고 한다', '후보가 더 돋보여야 한다' 이런 말 들으면서 저는 버티고 있었던 것"이라며 "저는 더 이상 버틸 의향이 없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앞서 윤 후보는 전날 오후 전북대학교에서 "극빈한 생활을 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무엇인지 모를 뿐 아니라 자유가 왜 개인에게 필요한지 그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자유주의를 지키기 위해선 국가가 국민의 기본적인 경제 역량을 배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되지만, 여당을 중심으로 윤 후보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며 맹공을 퍼부었다.지적이 이어지자 윤 후보는 "그분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도와드려야 한다는 것"이라며 "사는 게 힘들면 그런 걸 느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자유라는 건 가난한 사람이나 공부를 못 한 사람이든 간에 자유인들이 연대해서 자유를 느끼게 하려면 그분들에게 여건을 보장하게, 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자유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줘야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너무 삶이 바쁘면 자유가 뭔지 느낄 수 있겠나"라며 "모든 국민이 자유인이 돼야 한다. 많이 배우고 또 잘 사는 사람만이 자유인이 돼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