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가든마켓 위탁동의안, 3개월 만에 의회 통과

지역 화훼농가 등 소상공인 피해 우려…상정 지연
가든마켓 대표, 시의원에게 협박성 문자 보내 논란도

전남 순천시가 출자하고 민간 주주가 참여한 순천만가든마켓이 3개월 만에 시의회의 위탁 동의를 받아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게 됐다.
23일 순천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열린 본회의에서 순천만가든마켓 위탁동의안이 의원 표결을 거쳐 통과됐다.

표결 결과, 전체 시의원 24명 가운데 16명 찬성, 8명 기권으로 확인됐다.

순천만가든마켓은 순천시가 10억원을 출자하고 민간 주주 10억100만원을 공개 모집해 만든 농업회사 법인이다. 순천시는 지난 9월 시의회에 위탁 운영 동의안 처리를 요청했지만, 허유인 의장은 상임위에 상정하지 않았다.

허 의장은 지역 화훼 농가 등 소상공인의 피해가 우려되고 공청회 개최 등 시민과 소통이 부족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허 의장이 순천만가든마켓 등 일부 의안을 상임위에 넘기지 않자 일부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김병권 의원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법을 예로 들며 "의장은 법적 요건을 충족한 의안이 접수되면 그다음 날 해당 상임위원회에 회부하고 본회의에 상정 처리하는 것이 기본 책무"라며 "의장은 자진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위탁 동의안 처리가 늦어지자 순천만가든마켓 대표가 최근 한 시의원에게 위탁 동의안 처리를 압박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논란이 일었다.

문제의 문자 메시지는 "21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가든마켓 사용 동의안이 안건 처리되지 않을 경우 22일부터 주주와 시민, 정원수 생산 농민 등은 현수막과 유인물을 언론사와 시내, 국회 등에 부착하겠다"며 "또한 시의회와 국회, 민주당사에 허유인, 소병철 의원 사퇴를 촉구하는 1인시위를 벌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순천시의회는 당초 21일 본회의에서 내년 예산안과 순천만가든마켓 등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의원 간 이견을 보이면서 회의를 열지 못했다.

결국 22일 오후 늦게 열린 본회의에서 내년 예산 1조3천782억원과 안건 54건을 처리했다.

연향뜰 도시개발과 관련한 의견 청취 안건과 회의규칙 개정안 등 의장이 상임위 상정을 하지 않은 안건은 다음 회기 때 다루기로 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순천만 가든마켓을 여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표가 시의원에게 협박성 문자를 보낸 것은 매우 잘못된 행태"라며 "순천시는 가든마켓 대표를 조속히 사임시키는 게 맞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