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 말라" 윤핵관 경고한 김종인, '원톱' 직할체제 속도

金측 임태희-尹측 권성동 조율기능 강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선대위 난맥상을 지적하며 고강도 경고음을 쏟아내고 있다.선대위 쇄신 방향을 '인적 개편' 대신 '효율적 협업'으로 잡은 만큼 자신의 그립을 강화함으로써 선대위의 불협화음을 최소화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23일 선대위 회의에서 "종합상황실 중심으로 전체 의견을 제대로 수렴해 후보와 직접 협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도록 하라"고 말했다.

공개석상에서 임태희 본부장이 이끄는 총괄상황본부 중심으로 선대위를 운영하라고 내부 지침을 내린 것이다.총괄상황본부는 종합상황실(이철규 실장), 전략기획실(금태섭 실장), 정무대응실(정태근 실장), 정세분석실(김근식 실장) 등 '4실 체제'로, 김 위원장의 별동대 성격이 짙다.

선대위 효율화를 위해 새롭게 시행된 일일점검회의는 임태희 본부장과 윤 후보의 핵심 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종합총괄지원본부장)이 공동주재한다.

이를 두고 총괄상황본부의 주도권을 강화하면서도 윤 후보 측 주요 인사들을 배제하지 않는 쪽으로 김 위원장과 윤 후보가 절충점을 찾은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김 위원장은 이준석 대표가 '선대위 6본부 체제' 해체를 공개 촉구한 데 대해선 "지금 시점에서 총괄본부장들의 사표를 받아 새롭게 선대위를 구성하는 그 자체가 별로 실효를 거둘 조치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대신 주어진 역할 범위를 넘어서지 말라고 선대위 구성원들에게 경고장을 날렸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들) 논란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그는 "경선 과정에서 후보와 가까웠다는 사람들이 오버하는 측면에서 불협화음이 생기고 있는데 앞으로는 시정이 될 것"이라며 "자기네들이 잘못된 이야기를 해서 윤 후보 당선에 도움이 될지 깊이 생각한다면 선거 끝날 때까지 아무 불협화음을 안 일으키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권 총장은 "선대위를 두고 매머드다, 항공모함이다 비판이 있는데 겸허하게 수용한다"며 "앞으로는 효율적으로 내실있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보다 국민의힘 선대위 상근인력이 현저하게 적다며 "민주당에 비해 국민의힘 선대위가 굉장히 슬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달라진 선대위를 통해 윤 후보의 일정과 메시지 관리를 중점적으로 하겠다는 생각이다.

김 위원장은 윤 후보의 22∼23일 호남 방문에 대해 '중요한 일정인데도 메시지가 분명하지 않다'며 우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윤 후보가 전날 '극빈층 자유' 관련 발언으로 논란을 빚으면서 메시지 관리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준석 대표가 공동상임선대위원장직을 내려놨지만, 김 위원장이 그립을 강화하면서 김병준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의 역할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병준 위원장은 이날 코로나 방역현장 방문 일정을 이유로 선대위 회의에 불참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김병준 위원장의 역할론과 관련해 "당헌·당규상 상임선대위원장이란 제도가 없어서 상임선대위원장이 특별히 역할을 갖는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인적 개편 없는 선대위 쇄신에 대한 회의론도 여전히 제기된다.이 대표는 KBS 라디오에서 "윤 후보가 김 위원장에게 전권을 제대로 실어줬다면 (김 위원장이 선대위를) 당장 해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