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결과가 좋든 나쁘든…챔피언은 스스로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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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퍼포먼스 (High Performance)스포츠산업이 발달한 영국에서는 스포츠와 경영을 접목한 책들이 자주 출간된다. 유명 스포츠 스타가 자신의 성공 비결을 소개하거나, 축구나 럭비 같은 팀 스포츠 감독의 전략과 전술을 경영에 적용한 책, 그리고 뛰어난 성과를 거둔 스포츠 스타의 회고록 등이 심심치 않게 베스트셀러 목록에 등장한다. 12월 초에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최상위권 목록에 오른 《하이 퍼포먼스(High Performance)》 역시 스포츠와 경영의 크로스오버로 주목받는 책이다.
스포츠 스타·감독 공통점으로
'동기 부여' '감정 조절' 8가지 꼽아
"핑곗거리 찾는 사람은 패자일뿐"
영국 최고의 스포츠 진행자 제이크 험프리와 스포츠 분야 베스트셀러 작가인 다미안 휴스는 ‘하이 퍼포먼스’라는 팟캐스트 방송을 함께 진행하는데, 방송을 통해 공개된 내용을 다시 책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소개한다.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은 어떻게 스스로 동기 부여를 하는가. 엄청난 부를 소유한 기업가들은 어떻게 챔피언의 습관을 단련하는가.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코치들은 어떻게 팀을 승리로 이끄는가. 책은 이런 질문에 대해 확신에 찬 문장으로 답한다. 육상선수 디나 애셔 스미스, 수영선수 톰 데일리, 리버풀의 전설 스티븐 제라드, 장애를 극복한 위대한 타악기 연주자 에블린 그레니, 첼시의 작은 매장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조 말론, 전 토트넘 감독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등 각자의 자리에서 최고를 경험한 다양한 인물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성공 비결을 탐색한다.
책은 ‘사고방식’ ‘행동’ ‘팀’을 하이 퍼포먼스를 가능하게 하는 세 개의 기둥이라고 소개한다. 세 개의 기둥은 8가지 원칙을 통해 더욱 견고해진다. 8가지 원칙은 ‘스스로 책임져라’ ‘동기를 부여하라’ ‘감정을 조절하라’ ‘강점은 활용하라’ ‘유연하라’ ‘타협 불가능한 원칙을 설정하라’ ‘팀을 이끌어라’ ‘문화를 만들어라’다.2017년 영국 도닝턴파크에서 열린 포뮬러4 레이스에서 17세 소년 빌리 몽거는 경쟁자를 추월하기 위해 아웃코스로 들어가던 중 뒤처진 차량을 발견하지 못한 채 그대로 충돌하고 말았다. 불가항력의 순간에 벌어진 불의의 사고로 그는 의식을 잃었고, 구겨진 차량에서 그를 꺼내기 위해서는 두 다리를 절단할 수밖에 없었다. 빌리가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질 무렵, 그는 2년여의 재활 과정을 거쳐 의족을 하고 다시 자동차 경주에 나섰다. 그리고 이 과정이 국영 텔레비전에 의해 다큐멘터리로 방영되며 많은 사람에게 희망과 용기를 선사했다.저자들은 ‘스스로 책임져라’는 첫 번째 원칙을 소개하면서 빌리와의 인터뷰 장면을 회상한다. “그 사고가 내 잘못 때문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아요. 하지만 사고 이후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는 전적으로 내 책임이잖아요.” 인생을 살면서 자신의 잘못이 아닌 상황이 셀 수 없이 자주 발생한다. 그때 누군가를 비난하고 핑곗거리를 찾는 사람은 패자가 되고, 기왕 벌어진 상황을 빠르게 인정하고 주도적으로 반응하는 사람이 진정한 승자가 된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통찰력으로 가득한 이 책에 대해 영국 특수부대 출신 유명 방송인 앤트 미들턴은 ‘엄청난 압박 상황에서 분명하게 생각하고, 단호하게 행동하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라는 강렬한 추천사를 남겼다.
홍순철 북칼럼니스트·BC에이전시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