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종식 알약’ 승인…그래도 줄어든 산타랠리 기대 [조재길의 지금 뉴욕에선]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가 조금 살아나며 상승하고 있습니다.

주요 지수인 S&P500지수와 나스닥, 다우지수 등이 장중 일제히 0.5% 이상 오르고 있습니다. 다음날(24일) 휴장을 앞두고 저가 매수세도 유입되고 있습니다.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습니다.

제약회사 화이자에 이어 머크의 알약 치료제도 이날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코로나19 확진 환자들은 집에서 간편하게 스스로 치료할 수 있게 됐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이 주시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근원 가격지수는 작년 동기 대비 4.7% 급등했습니다. 1983년 이후 최고치입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커졌지만 지난달 미국인들의 개인소비지출이 증가세를 이어갔다는 점이 시장을 안심시켰습니다. 11월 개인소비지출은 전달 대비 0.6% 증가했습니다.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 수준입니다.

아래는 한국경제TV와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미국 식품의약국이 먹는 코로나 치료제를 승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긍정적 기대감이 퍼지고 있지 않습니까?


어제 FDA가 제약회사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에 대해 긴급 사용 승인을 내줬는데요, 환자들이 5일간 하루에 두 번 알약을 먹으면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병원을 가지 않고 간편하게 집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고, 감염 확산까지 막을 수 있어 시장엔 긍정적인 영향을 줬습니다.일각에선 팬데믹을 종식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대안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오늘은 또 다른 제약사 머크의 알약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사용을 승인했습니다. 이 치료제가 고위험군에 대한 입원율을 낮추는 효과는 30% 정도입니다.

화이자의 90% 효과에 비해 좀 떨어지기 때문에 제한적으로만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입니다. 영국과 스웨덴계 다국적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는 자사의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과 항체 치료제가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백신 부스터샷을 맞으면, 델타뿐만 아니라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도 코로나19 자연 완치자 이상의 중화 항체가 형성되는 걸로 파악됐다는 겁니다. 또 항체 치료제가 감염 자체의 위험을 77%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주요 지표들이 서둘러 발표됐는데요. 특징적인 부분과 함께 다음주 주요 일정까지 종합적으로 전해주시죠.


오늘 개장 전 나온 지표 중 미 상무부가 발표한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관심을 끌었습니다. Fed가 통화 정책을 결정할 때 참고하는 핵심 물가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지난달의 PCE 근원 물가는 작년 동기 대비 4.7%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1983년 9월 이후 최대 상승폭입니다. 전달 상승률은 4.1%였습니다. Fed의 물가 목표가 2%를 완만하게 넘는 수준인데, 이보다 2.5배 가까이 높은 겁니다.

사실 이 정도의 PCE 물가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됐습니다. 같은 달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982년 이후 최대폭인 6.8%에 달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자동차 등 상품 가격이 물가 급등의 주요 배경으로 꼽혔는데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주택 임차료가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Fed는 PCE 근원 물가가 내년 말 2.6%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공급망 회복이 지연되면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달 6.8%(작년 동기 대비) 급등했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Fed는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년 세 차례 금리 인상을 강력 시사했으나 물가가 계속 뛰면 긴축 전환 속도를 끌어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0만5000건으로,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오미크론 확산에도 고용 시장은 거의 타격을 입지 않은 겁니다. Fed가 유연하게 통화 정책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평가입니다.

크리스마스 전날의 대체 휴일에 따라 금요일 뉴욕증시는 휴장합니다만,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는 많이 낮아진 상태입니다. 역시 오미크론 변이 확산 때문입니다. 더구나 월가 근무자 중 상당수가 연말 휴가를 떠나기 때문에 다음주엔 기관들의 움직임도 작을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다만 이달 들어 변동성이 많이 확대된 상태여서 당분간 미국을 포함한 각국의 방역 규제를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염성이 빠른 오미크론 변이 때문에 규제 강화 조치가 나오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기업들의 분기 실적 발표는 대부분 마무리됐습니다만, 연료전지 생산업체인 퓨얼셀에너지가 29일에 회계분기 기준으로 4분기 성적표를 내놓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