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선거 다가오는데 부동층은 증가하는 '혐오 대선'
입력
수정
내년 3월 9일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두 달 보름 가량 남겨둔 시점에서 대선판이 갈수록 이전투구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과거 어느 대선에서나 예외없이 흑색선전이나 폭로 비방전이 있었지만, 이번 처럼 대선 후보 본인의 사법 리스크와 함께 가족 관련 크고 작은 신상 문제가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는 네거티브 선거는 처음이다. '우리가 집권하면 상대 후보는 감옥에 갈 것'이라는 말까지 서슴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지금 내가 살기 위해 상대를 죽여야 하는 정치적 내전상태를 겪고 있다"는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의 진단이 과하게 들리지 않는다.
부동산 정책이든, 코로나 대책이든, 대장동 의혹 규명 특검이든 모든 것이 표의 유불리로만 결정되는 듯한 양상이다. 내 지지층의 생각과 달라도 국가와 미래세대를 위해 이러저러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용단은커녕, 최소한의 국정철학이나 국가운영 비전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국가 재정이나 향후 경제 운용에 파급력이 큰 이슈들에 대해 충분한 검토도 없이 여론에 편승해 내지르듯 꺼내거나 순식간에 주워 담는 '포퓰리즘'만 난무하고 있다.
일관성 없고 표만 의식한 정책은 시간이 지나면 국민의 피해로 귀결될 수밖에 없고, 이는 정치권에 대한 국민 신뢰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 국면이 지속하면서 선거가 임박한데 양강 후보의 지지가 떨어지는 기현상마저 벌어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렬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은 30%대 박스권에 갇힌 반면 부동층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23일 발표된 엠브레인ㆍ케이스탯ㆍ코리아리서치ㆍ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전국지표조사에서 이 후보는 35%, 윤 후보는 29%로 직전 조사와 비교해 각각 3%포인트, 7%포인트씩 하락하고, 부동층인 '태도 유보'는 25%로 직전 조사의 17%에 비해 8%포인트나 증가했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각 진영의 표심이 결집하고 부동층은 줄어들기 마련인데 이처럼 부동층이 증가하는 것은 유권자들의 팽배한 정치 염증을 반영한 것으로 밖에는 해석하기 어렵다.
네거티브전이 횡행하는 토양에는 상대의 존재나 가치를 부정하고 오로지 승리만 하면 그만이라는 심각한 정치적 양극화가 자리 잡고 있다.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우리나라의 양 정치진영 간 양극화는 이미 도를 넘어섰다.
내로남불이 일상이 되고, 상대를 절대악으로 규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치인들뿐 아니라 일반 유권자들조차 서로를 적대시하는 풍조가 만연하다.
민주주의 체제하에서는 비록 이념적 차이가 있을지라도 그 방향은 국가나 사회의 공동선을 추구하는 쪽으로 작동해야 하는데, 상대를 없어져야 할 존재로 규정하면서 어떻게 정책경쟁이나 공통의 목표 추구가 가능하겠는가.
정책경쟁이 실종되고 유권자인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가 전달되지 못하는 네거티브 선거, 소모적 비방만 득실대는 진흙탕 선거는 여야 정치권과 국민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선거에 대한 피로감을 높여 중도와 부동층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국민들의 정치 혐오를 부추긴 책임은 결국 양대 정당 후보와 그 주변 정치인들에게 있다. 이제라도 두 정당이 '정책선거로의 회귀'를 내걸고 과감하게 변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주권자인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연합뉴스
과거 어느 대선에서나 예외없이 흑색선전이나 폭로 비방전이 있었지만, 이번 처럼 대선 후보 본인의 사법 리스크와 함께 가족 관련 크고 작은 신상 문제가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는 네거티브 선거는 처음이다. '우리가 집권하면 상대 후보는 감옥에 갈 것'이라는 말까지 서슴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지금 내가 살기 위해 상대를 죽여야 하는 정치적 내전상태를 겪고 있다"는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의 진단이 과하게 들리지 않는다.
부동산 정책이든, 코로나 대책이든, 대장동 의혹 규명 특검이든 모든 것이 표의 유불리로만 결정되는 듯한 양상이다. 내 지지층의 생각과 달라도 국가와 미래세대를 위해 이러저러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용단은커녕, 최소한의 국정철학이나 국가운영 비전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국가 재정이나 향후 경제 운용에 파급력이 큰 이슈들에 대해 충분한 검토도 없이 여론에 편승해 내지르듯 꺼내거나 순식간에 주워 담는 '포퓰리즘'만 난무하고 있다.
일관성 없고 표만 의식한 정책은 시간이 지나면 국민의 피해로 귀결될 수밖에 없고, 이는 정치권에 대한 국민 신뢰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 국면이 지속하면서 선거가 임박한데 양강 후보의 지지가 떨어지는 기현상마저 벌어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렬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은 30%대 박스권에 갇힌 반면 부동층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23일 발표된 엠브레인ㆍ케이스탯ㆍ코리아리서치ㆍ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전국지표조사에서 이 후보는 35%, 윤 후보는 29%로 직전 조사와 비교해 각각 3%포인트, 7%포인트씩 하락하고, 부동층인 '태도 유보'는 25%로 직전 조사의 17%에 비해 8%포인트나 증가했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각 진영의 표심이 결집하고 부동층은 줄어들기 마련인데 이처럼 부동층이 증가하는 것은 유권자들의 팽배한 정치 염증을 반영한 것으로 밖에는 해석하기 어렵다.
네거티브전이 횡행하는 토양에는 상대의 존재나 가치를 부정하고 오로지 승리만 하면 그만이라는 심각한 정치적 양극화가 자리 잡고 있다.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우리나라의 양 정치진영 간 양극화는 이미 도를 넘어섰다.
내로남불이 일상이 되고, 상대를 절대악으로 규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치인들뿐 아니라 일반 유권자들조차 서로를 적대시하는 풍조가 만연하다.
민주주의 체제하에서는 비록 이념적 차이가 있을지라도 그 방향은 국가나 사회의 공동선을 추구하는 쪽으로 작동해야 하는데, 상대를 없어져야 할 존재로 규정하면서 어떻게 정책경쟁이나 공통의 목표 추구가 가능하겠는가.
정책경쟁이 실종되고 유권자인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가 전달되지 못하는 네거티브 선거, 소모적 비방만 득실대는 진흙탕 선거는 여야 정치권과 국민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선거에 대한 피로감을 높여 중도와 부동층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국민들의 정치 혐오를 부추긴 책임은 결국 양대 정당 후보와 그 주변 정치인들에게 있다. 이제라도 두 정당이 '정책선거로의 회귀'를 내걸고 과감하게 변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주권자인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