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예쁜데…" 장윤정·고소영도 '이것' 못 피했다 [건강!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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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우울증 산모 비율 늘어나
유명 연예인들도…"감정 뜻대로 제어 안 돼"
집에서 혼자 아이를 돌보다 보니 산후 우울증이 왔어요." - SBS '힐링캠프' 고소영톱스타도, 다산의 아이콘도 피해 가지 못했다. 출산 후 산모들이 느끼는 우울함과 불안함, 자존감 저하 등 일상생활 기능 저하까지 초래하는 산후우울증은 증상의 경중이 있을 뿐, 산모 10명 중 7명은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후 우울증에 대한 정보가 늘어나면서 이전에는 그냥 넘겼던 사람들도 증상을 인지하는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는 평이다. 2019년 기준 보건소에서 산후우울증 고위험군으로 판정받은 산모는 8291명으로 2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나도 멘탈이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우울감이 있었어요. 아이가 예뻐도 울고, 미워도 울었어요." - MBN '대국민 강제 휴가 프로젝트-오늘 쉴래요?' 장윤정"수시로 찾아오는 우울함, 서러움, 억울함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충동까지 느꼈어요."-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 김지선
최근에도 안무가 배윤정이 산후우울증을 토로했다. 배윤정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산후 우울감이 너무 심해지는 것 같아 병원에 왔다"라며 "이미 호르몬 균형이 다 깨졌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정말 무서운 게 내 뜻대로 감정 제어가 안 되는 게 정말 힘들다"며 "엄마들 오늘도 힘내고 잘 버텨보자"고 전했다. TV조선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국민가수'까지 날카로운 심사평으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던 가수 겸 보컬 트레이너 박선주 역시 "아이를 낳고 산후 우울증을 심하게 앓았다"며 "사람들이 다 날 공격하는 거 같고, 무시하는 거 같았다"고 털어놓기도.
산후우울증 원인, 뭐길래
우울함과 불안함을 주 증상으로 나타나는 산후우울증은 특별한 치료 없이 가볍게 지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몇 달, 몇 년 동안 앓을 수도 있다. 특히 과거에 우울증과 같은 관련 장애를 경험한 사람일수록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아직 명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과거 산후 우울증을 경험했다면 다시 출산할 때 산후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50~80%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월경 전 증후군을 앓았거나 피임약 복용 시 기분 변화는 경험했을 경우, 갑상샘 기능에 이상이 있거나 양육 스트레스로 심하게 받는 경우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유 수유하면 약도 못 먹는데…" 치료법은?
모유 수유를 하면 약물치료가 권장되지 않는다. 산모가 섭취하는 약물이 모유를 통해 아이에게 전달될 수 있기 때문.다만 극단적인 생각이 들 정도로 우울감이 심하다면 전문가와 상의해 상담, 약물치료 등을 병행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특히 산후 우울증이 오래 지속하면 아이를 제대로 양육하기 어렵고, 아이와 관계 형성에도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빨리 치료받는 것이 좋다.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으면서 육아 외에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고, "무조건 육아를 잘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털어 버리는 게 중요하다. 모유 수유가 아이에게 좋지만, 지나친 강박을 갖거나, 육아의 서툰 자신의 모습에 자책하지 말라는 것. 또한 "힘들 때 힘들다고 주변에 말하라"는 것도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조언이다. 특히 출산 후엔 정신적으로나 호르몬적으로 많은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자신의 변화를 주변에 전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엽산 섭취, 규칙적인 운동 등이 산후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신과 전문의 이계성 인천참사랑병원 원장은 "출산 후 양육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남편과 다른 가족의 도움과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산모가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자신만의 시간을 갖도록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원장은 "우울증 정도를 지속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전문가와 상의하고 약물치료가 필요할 정도, 예를 들면 아동방임, 학대 행동, 자살사고 등 심각한 징후가 나타난다면 모유 수유를 중단하고 약물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산후우울증은 향후 조울증으로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한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도움말=이계성 인천참사랑병원 원장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