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최고점 3305…해외투자 잔액 1000억弗

숫자로 본 2021 증시
올해 한국 증시는 연일 신기록을 세웠다. 증시 대기자금 성격의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5월 최대치를 나타냈고, 코스피지수는 7월 최고점을 기록했다. 기업공개(IPO) 공모금액은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던 2010년의 두 배에 달했다. 서학개미가 늘어나면서 해외 투자 잔액도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1) 3305.21

코스피지수는 7월 6일 종가 3305.21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심화하면서 지수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11월 30일 2839.01로 그동안의 상승폭을 반납하며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2) 1000억달러

한국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있는 동안 미국 증시는 날아올랐다. 10~11월 두 달간 코스피지수가 7.5% 하락하는 동안 S&P500은 6.02%, 나스닥지수는 7.54% 상승했다. 개별 종목의 상승세는 더 두드러졌다. 이 기간 테슬라와 엔비디아가 각각 48%, 58% 올랐다. 국내 투자자가 미국 주식 보유 규모를 늘린 것은 당연한 결과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투자 잔액은 11월 4일 1004억달러로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3) 17조2000억원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유난히 뜨거웠다. 대형 우량기업이 줄줄이 상장했기 때문이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23곳, 공모금액은 17조2000억원이다.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10년(8조8000억원)의 두 배에 달한다.역대 공모금액 상위 10개사 중 5곳(크래프톤, 카카오뱅크, SK아이이테크놀로지, 카카오페이, SK바이오사이언스)이 올해 상장한 기업이다.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한 기업 수와 공모금액은 뉴욕거래소, 나스닥, 상하이거래소, 홍콩거래소, 유로넥스트, 선전거래소에 이은 7위였다.

(4) 77조9000억원

연초 지수가 급등하자 FOMO(fear of missing out)증후군에 빠진 개미들이 새로 주식시장에 합류했다. 증시 대기자금 성격의 투자자예탁금도 연일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별 기준으로는 5월 3일 77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당시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80조9017억원의 청약증거금을 끌어모았는데, 이 돈이 투자자 계좌에 환불되면서 예탁금도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5) 70조6000억원

공모펀드 시장이 쪼그라드는 동안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는 급격하게 팽창했다. 2002년 ETF 시장이 개설된 지 19년 만인 올해 한국거래소 상장 ETF 수는 500개를 넘어섰다. 지난 10일 기준 순자산총액은 70조6000억원으로 처음으로 70조원을 돌파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