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바뀐 미국 노동시장

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William A Galston WSJ 칼럼니스트
경제를 예측하는 것은 과학이라기보다는 예술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심지어 최고의 분석가들도 가끔 틀리곤 한다. 코로나19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경제를 예측하는 건 더욱 어렵게 된다. 전염병이 노동시장의 변화를 가속화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원격 작업으로의 전환이 좋은 예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나타나지 않았을 변화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가 출현하기 전에는 미국 노동시장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꾸준히 증가해왔다. 하지만 갑자기 추세가 바뀌었다. 나이 든 사람들은 무더기로 노동시장을 떠났고 많은 사람은 결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이것은 이성적인 반응이다. 65세 이상의 미국인은 코로나19로 사망한 80만 명에 이르는 미국인들 중 4분의 3을 차지한다. 젊은 미국인에 비해 14배나 높은 비율로 사망한다. 만약 미국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강화하고 백신 접종률을 높였다면 아마도 고령자 중 일부만 노동시장에서 떠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일부 젊은 근로자들은 원격 근무가 그들에게 선택사항이 아닐지라도 집에 머무르길 원했다. 어떤 사람들은 코로나19에 걸릴까봐 걱정한다. 다른 사람들은 자녀나 나이 든 친척에게 코로나19를 감염시키는 것을 두려워한다.

비록 대유행 이전보다 노동인구가 240만 명가량 적지만 미국은 몇 달 전 많은 경제학자가 생각했던 것보다 완전 고용에 훨씬 더 가까워졌을지도 모른다. 기업은 부족한 노동력을 채우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임금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기관 조사에 따르면 내년에는 임금이 더 빠르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근로자들은 물가 상승에 따른 임금 인상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이것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

"65세 이상 고령층 퇴직 늘어
미국 기업들 임금 인상 압박"

코로나19 대유행은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를 오프라인 상점에서 온라인 쇼핑으로 이동시켰다. 거대한 창고에서 일하는 직원을 늘리기 위해 온라인 마케팅을 장악한 기업들은 다른 기업이 감당할 수 없는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임금 인상은 서비스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호텔은 침대를 정리하고 프런트 데스크를 맡길 충분한 직원을 구하지 못해 편의시설을 줄이고 있다. 방 청소 빈도가 줄어들고, 식당도 영업시간을 줄이고, 잡화를 파는 가게는 영원히 문을 닫고 있다.

앞으로 10년 동안 미국의 노동력 증가 속도가 더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기업은 자동화 시스템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타이슨푸드는 자동화에 7000만달러를 썼다. 이 회사는 앞으로 3년간 로봇 기술에 13억달러를 투자해 닭고기 뼈를 발라내는 것 같은 단순 업무를 자동화한다고 발표했다. 타이슨푸드는 2024년까지 생산능력 확대와 비용 절감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서비스산업 일부도 자동화할 수 있다. 식당들은 식탁에 고객 주문을 받기 위한 장치들을 설치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서비스는 기계가 대신할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20만 명이 넘는 요양원 근로자들이 직장을 떠났고 이 자리는 모두 채워지지 못하고 있다. 장기요양 시설 대부분은 심각한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많은 시설이 직원과 환자 비율을 맞추게 돼 있기 때문에 몇몇 시설은 아예 환자를 받지 않고 있다. 인구가 빠르게 고령화되면서 이 문제는 더욱 악화할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고 그것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 사이 기업들은 더 높은 임금을 지급하면서 자본 투자도 늘려나갈 것이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How Covid Changed the American Workforce’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