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규 확진자 27만 명…연말 성수기에 항공사 무더기 결항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미국 내 항공편 취소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대규모 결항 사태가 현실화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내 항공업계에 따르면 미국 내 500편 이상의 항공편 운항이 이날 취소됐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성명을 통해 “전국적으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승무원 등 직원들의 근무 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됐다”며 “불행하게도 일부 항공편을 취소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발표했다.

유나이티드가 취소한 항공편은 이날 하룻동안 총 170여 편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델타항공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함께 시애틀 등 일부 지역 악천후를 이유로 140편 이상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 항공사는 “운항 취소 전 승객들을 대상으로 경로 변경과 대체편 등을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 전체 직원의 96%게 백신 접종을 받았지만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게 쉽지 않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제트블루항공은 전체 운항 편수 중 7% 정도를 차지하는 70여 편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이날만 2000편 이상의 항공기 취소 사태가 발생했다는 게 항공편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어웨어 측 집계다. 크리스마스 당일 노선까지 합하면 3500편 넘는 결항이 불가피하다.

중국 동방항공과 중국국제항공공사 등 중국 항공사들은 수백 편의 운항을 한꺼번에 취소하고 있다.
미국 내 항공편 결항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손 부족으로 항공기의 정상 운항이 어려워지자 미 항공사 로비 단체인 에어라인스포아메리카(A4A)는 직원들의 격리 기간을 현행 10일에서 5일로 줄여달라는 요청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보냈다.

CDC는 증상이 발현됐거나 양성 판정을 받은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해 첫 날부터 열흘간 격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델타항공의 에드 배스천 최고경영자(CEO)는 “완전히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의 10일 격리는 항공사 인력과 운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격리 기간 단축을 공개 요청했다.델타항공 등은 연말 휴가철 여행 수요를 맞추기 위해 직원들에게 추가 보상을 제공하고 있으나 충분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어 항공사들의 인력난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보다 전염성이 높지만 치명률은 낮은 게 특징이다.
세계의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세다. 월도미터 제공
유럽에선 오미크론 확진자 수가 잇따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영국에 이어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도 일일 확진자 수가 작년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발생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도 수일 내 올 초의 최고 기록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월도미터에 따르면 미국의 전날 신규 확진자 수는 26만7269명으로 파악됐다. 올 초의 일일 최고 기록(30만여 명)에 조금 못 미치는 숫자다.지난 7일간의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18만~19만 명에 달하고 있다. 2주일 전과 비교하면 50% 넘게 급증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