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작은 것 소중히"…거리두기 속 성탄 전야미사

코로나19 재확산이 이어지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현지시간 24일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성탄 전야 미사를 집전했다.

미사는 성직자와 외교단, 평신도 등 약 2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7시 30분부터 1시간 30분가량 거행됐다.이탈리아 당국의 코로나19 제한 조처로 참석자 수가 200명 남짓에 불과했던 작년보다는 참석자 수가 크게 늘었으나 2만 명 안팎이 운집한 코로나19 이전에 비해선 여전히 작은 규모다.

교황은 미사 강론에서 소박하고 겸손한 삶을 강조했다.

교황은 "포대기에 싸인 가난한 아기와 그 옆에 서 있는 양치기, 여기가 하느님이 있는 곳"이라며 "하느님은 작은 존재로 세상에 오시며 그 위대함도 작은 데서 나타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세속적인 위대함을 좇으려는 우리 인간은 성탄절을 맞아 하느님의 이러한 방식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짚었다. 삶의 작은 것을 재발견하고 가치 있게 여겨야 한다는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더불어 예수가 빈자와 소외된 이 곁에서 태어났음을 상기시키며 이들에게 관심을 가질 것을 다시 한번 호소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성탄 전야 미사 집전은 2013년 즉위 이래 아홉 번째다.이날 미사는 코로나19 확산 속에 거행된 만큼 엄격한 방역 수칙이 적용됐다.

미사를 집전하는 교황을 제외하고는 모든 참석자가 마스크를 착용했고, 의자는 1m 간격을 두고 놓여졌다. 미사 참석자를 2천 명으로 제한한 것 역시 방역을 위한 것이다.

입장권이 없는 신자들은 성베드로 광장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미사 장면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교황은 성탄절인 25일 오전 성탄 미사를 집전한 데 이어 정오에는 성베드로 대성전 2층 중앙 발코니에서 성탄 메시지 발표와 함께 공식 강복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 - 라틴어로 '로마와 온 세계에'라는 뜻)를 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