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란 잘란] 롬복섬 한국형 휴양림 인기…산·바다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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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이 지원한 '뚜낙 생태관광센터' 관광명소 자리매김 [※ 편집자 주 : '잘란 잘란'(jalan-jalan)은 인도네시아어로 '산책하다, 어슬렁거린다'는 뜻으로, 자카르타 특파원이 생생한 현지 소식을 전하는 연재코너 이름입니다. ]
"산과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모든 방에서 바다가 보여 전망이 환상적이고, 모스크와 화장실까지 완벽해요. " 지난 24일 인도네시아 서누사뜽가라주 롬복섬 남쪽 끝 산 중턱에 자리한 뚜낙 생태관광센터에서 만난 투숙객 에디(29)씨는 올해 들어 세 번째로 이곳에 가족여행을 왔다며 칭찬을 늘어놓았다.
롬복섬 북부에 산다는 그는 "이런 방을 50만 루피아(4만2천원)에 쓸 수 있고, 조식도 주고, 숲 체험도 하고, 무엇보다 석양이 정말 아름답다"며 자신이 묵는 방을 보여주면서 만족감을 나타냈다. 뚜낙 생태관광센터는 우리나라 산림청이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와 손잡고 아무것도 없던 산에 한국형 휴양림 개념으로 숙박시설과 식당, 산책로를 만들고, 숲 체험과 교육을 도입한 곳이다.
인도네시아는 나무 성장 속도가 한국 대비 6배속 이상이라서 1년에 2m 이상 자란다.
인도네시아는 산림이 1억2천만 헥타르로, 남한 면적(1천3만 헥타르)의 12배에 이르지만, 작년에서야 숲치유 개념이 산림정책에 등장할 만큼 숲 활용도가 낮은 상태다. 뚜낙 생태관광센터는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가 부지를 제공하고, 우리 산림청이 숙박동과 캠핑 시설, 생태체험장, 숲길의 설계부터 건설, 2018년 3월 개장 후 운영까지 전반적으로 지원을 맡았다. 롬복공항에서 남쪽 뚜낙센터까지 차량으로 30여분이 걸렸다.
뚜낙센터 인근 만달리카 지역은 세계적 휴양지 발리섬의 뒤를 잇도록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정한 '뉴 발리' 10개 우선 관광지역에 포함된 곳으로, 최근 국제 모터바이크 경기장 '만달리카 서킷'을 개장하는 등 한창 투자가 이어지는 곳이다.
뚜낙센터의 숙박동 10개 방은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주말과 휴일에는 늘 만실이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 뚜낙센터에서 찍은 사진이 인기를 끌면서 롬복 주민뿐만 아니라 자카르타 등 전국 각지에서 여행을 온다.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뚜낙센터에 도착하면 '환영합니다.
뚜낙 생태관광센터'라고 한글이 적힌 장승이 반갑게 맞아준다.
특파원이 방문한 날에는 뚜낙센터 인근에 서식하는 게코(gecko·도마뱀붙이)를 연구하기 위한 마타람대학교 교수와 학생 10여명이 단체로 투숙했다. 이들은 뚜낙센터에서 제공하는 사륜구동 트럭 두 대를 나눠타고, 숲속을 20여분간 달려 하트 모양 절벽이 인상적인 사리고앙을 찾아 단체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대학생 임란씨는 "아름다운 풍경에 할 말을 잃었다.
숲길을 지나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나타날 줄 몰랐다"며 활짝 웃었다. 뚜낙센터 뒷산은 1천217 헥타르 규모로, 나비를 비롯해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한다.
시설 점검 등을 위해 현장을 방문한 이영주 한-인니 산림협력센터 실장은 "뚜낙산은 자연재해도 피해간다고 주민들이 믿을 만큼 신성시하는 산이라서 함부로 벌채하거나, 훼손하지 않는다"며 "뚜낙센터에 오면 자연 그대로의 생태관광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뚜낙센터 안에는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숲길과 나비 생태장, 사슴 보호장도 있다.
나비 생태장에서는 나비의 일생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어린이 교육장으로 종종 활용된다. 사슴 보호장에는 사슴 44마리가 있다.
이곳에서는 직접 사슴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이 가능하다.
뚜낙센터 매니저 라타씨는 "오는 29일에 처음으로 다 자란 사슴 9마리를 뒷산에 방사할 예정"이라며 "해변에는 종종 거북이 새끼도 방사한다"고 말했다. 뚜낙센터는 관광명소로 자리 잡은 것은 물론 현지 환경산림부로부터 관광센터 모델로 지정돼 많은 관심을 받는다.
이는 처음부터 센터 운영을 주민들에게 맡겨 자체적으로 경영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센터 매니저부터 숙박동 운영자, 숲속 체험을 위한 차량과 오토바이 운전사, 안내원, 식당 요리사와 청소원까지 모두 인근 마을 주민들이 역할을 맡고 있다.
그동안 뚜낙 베소폭(주민단체) 소속 40여명이 센터에서 일하고 월급을 가져갔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주민 한 명당 260만 루피아(22만원) 정도 월급을 받았지만, 코로나 사태로 현재는 수입이 10분 1 이하로 줄어든 상태다. 우리 산림청은 지난 4년간 매년 주민과 공무원 등 10여명을 한국으로 초청해 휴양림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숲에서 어떻게 관광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 직접 보여주고 가르쳤다.
뚜낙센터 현지에서도 매년 주민 수십명에게 숲 해설 교육과 SNS 등을 통한 홍보비법, 현지 해산물을 활용한 메뉴 개발 등 자립 경영을 위한 교육을 제공했다.
2018년부터 센터에서 일해온 주민 주네이디(22)씨는 "숲에서 이렇게 일하고 돈을 벌 수 있을 줄 상상도 못 했다"며 "코로나 사태가 끝나고 더 많은 관광객이 센터를 방문하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산과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모든 방에서 바다가 보여 전망이 환상적이고, 모스크와 화장실까지 완벽해요. " 지난 24일 인도네시아 서누사뜽가라주 롬복섬 남쪽 끝 산 중턱에 자리한 뚜낙 생태관광센터에서 만난 투숙객 에디(29)씨는 올해 들어 세 번째로 이곳에 가족여행을 왔다며 칭찬을 늘어놓았다.
롬복섬 북부에 산다는 그는 "이런 방을 50만 루피아(4만2천원)에 쓸 수 있고, 조식도 주고, 숲 체험도 하고, 무엇보다 석양이 정말 아름답다"며 자신이 묵는 방을 보여주면서 만족감을 나타냈다. 뚜낙 생태관광센터는 우리나라 산림청이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와 손잡고 아무것도 없던 산에 한국형 휴양림 개념으로 숙박시설과 식당, 산책로를 만들고, 숲 체험과 교육을 도입한 곳이다.
인도네시아는 나무 성장 속도가 한국 대비 6배속 이상이라서 1년에 2m 이상 자란다.
인도네시아는 산림이 1억2천만 헥타르로, 남한 면적(1천3만 헥타르)의 12배에 이르지만, 작년에서야 숲치유 개념이 산림정책에 등장할 만큼 숲 활용도가 낮은 상태다. 뚜낙 생태관광센터는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가 부지를 제공하고, 우리 산림청이 숙박동과 캠핑 시설, 생태체험장, 숲길의 설계부터 건설, 2018년 3월 개장 후 운영까지 전반적으로 지원을 맡았다. 롬복공항에서 남쪽 뚜낙센터까지 차량으로 30여분이 걸렸다.
뚜낙센터 인근 만달리카 지역은 세계적 휴양지 발리섬의 뒤를 잇도록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정한 '뉴 발리' 10개 우선 관광지역에 포함된 곳으로, 최근 국제 모터바이크 경기장 '만달리카 서킷'을 개장하는 등 한창 투자가 이어지는 곳이다.
뚜낙센터의 숙박동 10개 방은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주말과 휴일에는 늘 만실이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 뚜낙센터에서 찍은 사진이 인기를 끌면서 롬복 주민뿐만 아니라 자카르타 등 전국 각지에서 여행을 온다.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뚜낙센터에 도착하면 '환영합니다.
뚜낙 생태관광센터'라고 한글이 적힌 장승이 반갑게 맞아준다.
특파원이 방문한 날에는 뚜낙센터 인근에 서식하는 게코(gecko·도마뱀붙이)를 연구하기 위한 마타람대학교 교수와 학생 10여명이 단체로 투숙했다. 이들은 뚜낙센터에서 제공하는 사륜구동 트럭 두 대를 나눠타고, 숲속을 20여분간 달려 하트 모양 절벽이 인상적인 사리고앙을 찾아 단체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대학생 임란씨는 "아름다운 풍경에 할 말을 잃었다.
숲길을 지나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나타날 줄 몰랐다"며 활짝 웃었다. 뚜낙센터 뒷산은 1천217 헥타르 규모로, 나비를 비롯해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한다.
시설 점검 등을 위해 현장을 방문한 이영주 한-인니 산림협력센터 실장은 "뚜낙산은 자연재해도 피해간다고 주민들이 믿을 만큼 신성시하는 산이라서 함부로 벌채하거나, 훼손하지 않는다"며 "뚜낙센터에 오면 자연 그대로의 생태관광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뚜낙센터 안에는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숲길과 나비 생태장, 사슴 보호장도 있다.
나비 생태장에서는 나비의 일생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어린이 교육장으로 종종 활용된다. 사슴 보호장에는 사슴 44마리가 있다.
이곳에서는 직접 사슴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이 가능하다.
뚜낙센터 매니저 라타씨는 "오는 29일에 처음으로 다 자란 사슴 9마리를 뒷산에 방사할 예정"이라며 "해변에는 종종 거북이 새끼도 방사한다"고 말했다. 뚜낙센터는 관광명소로 자리 잡은 것은 물론 현지 환경산림부로부터 관광센터 모델로 지정돼 많은 관심을 받는다.
이는 처음부터 센터 운영을 주민들에게 맡겨 자체적으로 경영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센터 매니저부터 숙박동 운영자, 숲속 체험을 위한 차량과 오토바이 운전사, 안내원, 식당 요리사와 청소원까지 모두 인근 마을 주민들이 역할을 맡고 있다.
그동안 뚜낙 베소폭(주민단체) 소속 40여명이 센터에서 일하고 월급을 가져갔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주민 한 명당 260만 루피아(22만원) 정도 월급을 받았지만, 코로나 사태로 현재는 수입이 10분 1 이하로 줄어든 상태다. 우리 산림청은 지난 4년간 매년 주민과 공무원 등 10여명을 한국으로 초청해 휴양림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숲에서 어떻게 관광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 직접 보여주고 가르쳤다.
뚜낙센터 현지에서도 매년 주민 수십명에게 숲 해설 교육과 SNS 등을 통한 홍보비법, 현지 해산물을 활용한 메뉴 개발 등 자립 경영을 위한 교육을 제공했다.
2018년부터 센터에서 일해온 주민 주네이디(22)씨는 "숲에서 이렇게 일하고 돈을 벌 수 있을 줄 상상도 못 했다"며 "코로나 사태가 끝나고 더 많은 관광객이 센터를 방문하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