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0조 넘게 산 개인,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이 산 주식은

역대 최대 순매수 기록 경신
11월부터는 순매도 전환…12월 6조원 어치 팔아치워
해외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테슬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해외에서 주식을 순매수한 금액이 처음으로 연간 1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식 투자 열풍이 나타나면서 '전 국민 주식 투자 시대'가 열린 후 올해는 미국을 비롯한 해외 주식 거래가 확대됐다.

26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개인이 순매수한 국내 및 해외주식 금액은 총 103조376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4일부터 12월24일까지 사들인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5조6384억원을, 코스닥시장에서 11조1113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개인의 코스피 순매수 금액은 이미 역대 최대치를 다시 뛰어넘었다. 기존의 역대 최대는 작년의 47조5000억원을 뛰어넘었다. 다만 코스닥 순매수 규모는 작년의 16조6000억원보다는 적은 편이다.

올해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의 개인 순매수 금액은 총 76조7497억원 규모로, 코스피·코스닥 합산 기준으로 사상 최대다.

주식 투자 열풍이 이어지면서 국내 주식 거래 활동 계좌 수도 올해 처음으로 5000만개를 돌파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올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일명 국민주인 삼성전자다. 연초 이후 순매수액은 31조3607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순매수액의 절반에 육박한다. 이어 삼성전자우(5조759억원), 현대모비스(3조1679억원), 카카오(2조8650억원), SK하이닉스(2조5237억원), 현대차(2조3552억원), LG전자(2조1016억원) 순이다.이처럼 개인의 국내 주식 투자가 늘었지만, 증시는 연초 상승장 이후 대체로 박스권을 맴돌았다. 이에 개미들도 지난 11월엔 올해 처음으로 코스피시장에서 월간 순매도로 전환했다.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927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으며, 12월 들어선 지난 24일까지 6조6325억원을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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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의 지지부진한 박스권 등락에 지친 동학 개미는 해외 주식 투자로 눈을 돌리면서 서학 개미로 변신했다. 올 들어 12월22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예탁원을 통해 해외주식을 순매수 결제한 금액은 223억3786만달러에 달한다. 22일 기준 원·달러 환율(1192.0원)로 환산하면 이는 한화로 약 26조6267억원 규모다. 연초 이후 개인 코스닥 순매수 금액을 2배 이상으로 상회한 수준이다. 개인 해외 주식 순매수 금액은 작년의 197억3412만달러 보다 13.2% 증가했다.

특히, 개미들은 코스피 매도 우위로 돌아선 11월 초부터 이달 22일까지 해외 주식에 대해선 57억4천250만달러(6조8451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해외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테슬라였다. 올해 국내 개인 투자자의 결제 금액은 지난 22일까지 27억9044만달러로, 한화로 환산하면 3조3262억원에 달한다. 단일 종목 기준으로 올해 테슬라 순매수 금액은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를 제외한 모든 국내 종목보다 많았다. 해외 순매수 2위는 나스닥100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TQQQ'(PROSHARES ULTRAPRO QQQ ETF)다. 개인 투자자들은 7867만달러(937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또 알파벳(7059만달러), 애플(6699만달러), 엔비디아(6210만달러), 메타(6041만달러) 등 미국 대형 기술주가 순매수 금액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