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코로나로 늘어난 공무원 구조조정

3년간 2만5000여명 감원 전망
영국 정부가 내년부터 3년간 수만 개의 공무원 일자리를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비대해진 정부 조직을 슬림하게 바꿔 재정 지출을 5% 줄이는 게 목표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은 최근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공무원 인원 감축을 위한 브리핑을 했다. 수낙 장관은 3년간 정부 예산을 5% 줄이기 위해 공무원을 줄여야 한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원 대상 직종과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영국 독립 싱크탱크인 정부연구소는 2만5000명에 이르는 공무원이 감원 대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수낙 장관은 이직 또는 은퇴한 공무원의 대체 일자리에 인력을 충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공무원 수를 줄이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리해고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다. 재무부는 내년 초 구체적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올 9월 기준 영국 공무원은 50만5000명이다. 코로나19 영향을 받기 전인 지난해 3월 45만6000명보다 4만9000명 늘었다. 올 10월 수낙 장관은 2025년께 공무원 수를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3년간 공공 일자리가 5만 개 정도 줄어든다는 의미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FT는 전망했다. 공무원의 절반 정도인 비필수 인력만 감축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공무원 노동조합은 반발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추진하는 지역균형발전 정책(레벨링 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존슨 총리는 2030년까지 공공기관 등을 런던 밖으로 옮겨 공무원 일자리 2만2000개를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