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골프 심장은 한국"…신상 용품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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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 글로벌 기업 '한판승부'세계적인 골프 용품사들이 아시아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른 한국에서 새해 벽두부터 한판 승부를 펼친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한국의 2040 ‘골린이’와 여성 골퍼를 겨냥해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는 것. 한국미즈노와 젝시오가 내년 1월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사전예약 이벤트로 시장 선점에 나선 가운데 캘러웨이골프, 야마하골프 등도 여성 골퍼와 골린이를 겨냥해 다양한 제품군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시장 新세력 여성·2040 잡자"
미즈노, 한국 한정판 아이언 출시
젝시오는 韓 여성골퍼 특화 제품
야마하·캘러웨이 등도 뛰어들어
“아시아 시장 잡으려면 한국부터”
한국은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시장이다. 전통적으로 아시아 골프시장의 중심은 일본이었다. 한국보다 시장 규모가 두 배 이상 큰 데다 메이저 용품사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한국 골퍼들은 미국 제품의 클럽 무게와 샤프트 강도를 조정해 출시한 아시안 스펙 혹은 체형이 비슷한 일본 브랜드 클럽을 선택해야 했다.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용품사들의 특화 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 골프 시장의 중심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뚜렷해서다. 김혜영 한국미즈노 마케팅팀장은 “여성과 젊은 세대가 주도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 골프시장은 아시아 시장의 미래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곳으로 평가된다”며 “매출 규모를 떠나 한국이 중요한 시장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골프 용품업계가 주목하는 한국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젊음’이다. 과거 일본 골프시장의 주요 타깃 연령이 60~70대였던 것과 달리 한국은 40~50대 중심이다. 따라서 보다 강한 체력을 갖고 있고 아마추어인데도 골프 스코어를 줄이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런 이유로 클럽 교체 주기가 훨씬 짧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스크린골프가 대중화돼 젊은 세대의 진입장벽이 낮고, 한국 선수들이 세계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점도 한국 골프시장의 특수성이자 장점으로 꼽힌다.여성 골퍼의 약진도 글로벌 용품사들이 주목하는 대목이다. 젝시오 브랜드매니저인 김은숙 던롭스포츠코리아 과장은 “국내 여성 골퍼는 일본에 비해 더 강력한 퍼포먼스를 추구하고 중성적인 디자인을 선호한다”며 “본사에서도 한국 여성 고객 동향을 수시로 체크한다”고 전했다.
글로벌 브랜드 ‘대접전’ 예고
글로벌 용품사들은 내년 초부터 신제품을 앞다퉈 출시하며 한국 골퍼 잡기에 나선다. 한국 골퍼에 특화한 스펙과 여성을 위해 다양한 상품군을 내세웠다.한국미즈노는 특유의 단조 기술을 집약한 정통 연철단조 아이언인 MX-90 포지드 아이언과 한국 시장에만 출시하는 JPX S20 포지드 아이언을 내놓는다. JPX 시리즈의 첫 번째 여성 전용 제품도 준비했다. 미즈노 본사의 개발자가 한국에 머무르며 관찰한 한국 고객의 특성을 반영해 드라이버, 우드, 유틸리티, 아이언 등 전체 라인업을 구성했다고 한다.여성 골퍼의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젝시오는 시장 지키기에 나선다. 김은숙 과장은 “여성용 드라이버는 샤프트 강도가 가장 낮은 ‘L’ 상품만 일반에 판매하고 상위 강도인 A, R 제품은 특별 주문을 해야 살 수 있었지만 이번에 출시하는 젝시오12부터는 L과 A 샤프트를 시판한다”고 말했다. 일본 여성 골퍼에 비해 근력이 강하고 헤드스피드가 빠른 한국 여성 골퍼의 특성을 반영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오리엔트골프는 지난 11월 역대 최고 관용성을 실현한 드라이버 ‘야마하 리믹스 VD59’를 내놓은 데 이어 내년에는 여성 골퍼를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3월 씨즈 라인을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페미나, UD+2 레이디 신제품을 내놓는다. 캘러웨이골프도 1분기에 여성용 제품을 3종으로 세분화해 선보일 예정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