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건강이야기] 임신부에 맞는 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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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민 하늘땅한의원 원장며칠 전 다급한 목소리의 전화가 걸려 왔다. “원장님, 임신인 줄 모르고 약국에서 감기약을 사다 먹었는데 괜찮을까요?”라는 질문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임신하게 되면 약을 먹는 데 무척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임신부는 태아에게까지 영향이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해 수천 년간의 처방 역사가 검증된 한약은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좀 더 높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정부에서도 임신했을 때 나타나는 몇 가지 증상에 대한 치료 한약 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대한민국 여성이 임신했을 때 최대 100만원을 지급해주는 ‘국민행복카드’가 바로 그것인데, 주요 적용 증상은 다음과 같다. 임신 중에 태가 불안정하거나 출혈이 있을 때, 입덧이 심할 때, 그리고 태아가 불안정할 때 처방이 가능하며 출산 후 산후풍이나 유산 후의 치료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이 중에서 단연 많은 횟수를 차지하는 경우가 입덧인데, 필자의 아내도 입덧 한약을 복용했을 정도다. 신기한 것은 《동의보감》에 한약을 복용해도 4주 정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기록돼 있는데 정확히 한 달 만에 증상이 사라졌다. 하지만 보통은 그 전에 끝나는 경우가 더 많은데, 만약 입덧을 오래 방치하면 엄마뿐만 아니라 아이의 건강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옳다.가능하면 출산을 도와주기 위해 출산 전에 복용하거나 이후 건강을 위해 산후조리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은데 그때까지 잔액이 남아 있지 않아 사용하지 못하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유산 후에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유산 후 한약은 몸을 회복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만, 이후 다시 가족계획을 할 때 나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차원에서도 필수적이라고 하겠다.
우리가 평소 마시는 보리차나 옥수수차 등도 엄밀히 말하면 한약의 일종이기 때문에 한약은 비교적 안전한 것이 맞다. 하지만 아무리 한약이라고 하더라도 무조건 안전하지는 않기에 반드시 한의사의 진단부터 받고 복용해야 한다. 왜냐하면 체질과 증상에 따라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실제 임신 금기 약재도 존재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