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 안 터져도 동료들 쾅쾅쾅…'선두'의 자격 보여준 kt

프로농구 선두 수원 kt는 '에이스' 허훈이 안 터져도 강했다.

kt는 26일 수원 kt 아레나에서 열린 2위 서울 SK와 경기에서 86-82로 이겼다. 마지막에 추격을 허용해 아슬아슬하게 이겼지만, 4쿼터 초반까지 20점 차로 앞서는 등 크게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kt의 국내 선수 중 최다 득점자인 허훈은 이날 전반전에 단 3점만 넣는 등 부진했다.

2쿼터 2분여를 남기고서야 3점으로 첫 득점을 올렸다. 허훈은 후반전 9점을 더 올려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지만, 전체적으로 기대에 못미쳤다.
하지만 kt의 공격에 큰 타격은 없었다.

캐디 라렌이 골 밑에서 꾸준하게 득점과 리바운드를 올렸고, 양홍석이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했다. 정성우도 고비마다 달아나는 3점을 올리며 SK 선수들의 힘을 뺐다.

막내 하윤기는 통쾌한 원 핸드 덩크로 올 시즌 최다 2천483명의 홈 관중들을 들뜨게 했다.

SK도 에이스 김선형이 이날 부진했다. 김선형은 허훈과 똑같이 전반전 3득점에 그쳤다.

SK는 kt와 달리 공격의 혈이 꽉 막힌 모습이었다.

자밀 워니가 개인 능력으로 골밑에서 분투했을 뿐이다.

수비에서도 kt는 SK보다 조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팀으로서 더 강한 모습을 보인 kt는 SK를 상대로 시즌 첫 승리를 거뒀다.

아울러 20승 6패를 기록, 2위 SK(18승 8패)와 승차를 2경기로 벌려 선두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서동철 감독은 순위표에서 격차를 벌린 것보다 경기 내용에 더 만족했다.

서 감독은 "워니에게는 줄 만큼 주되, 다른 SK 선수들을 잡자고 선수들에게 지시했는데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직전 전주 KCC와 경기부터 다솟 부진한 허훈에 대해서는 "본인이 스스로 잘 극복할 것이라 믿고 기다리고 있다.

믿으니까 별다른 얘기도 안 했다"고 말했다.

이어 "허훈과 양홍석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오늘은 우리 팀이 수비를 잘해서 이긴 경기"라고 자평했다.

4쿼터 추격을 허용한 점에 대해서도 서 감독은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서 감독은 "더 냉정했다면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였는데, 우리 선수들이 워낙 '흥'이 많아 추격을 허용했다"며 웃었다.
이어 "흥이 많은 것은 단점이면서 장점이기도 하다.

그걸 조절하는 것은 나의 몫이다.

밤마다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15점을 올린 양홍석은 "블록슛이 좋은 라렌과 위압감까지 느껴지는 하윤기(203㎝) 덕에 팀이 높이에서 좋아진 데다 가드들의 플레이도 좋아 팀에 선순환을 불러오는 것 같다"면서 "오늘처럼 하나 된 모습으로 계속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