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테스트베드 사업, '새로운 핀테크 성장' 이끌 마중물 될까 [한경 엣지]

혁신금융 서비스에 비해 초기 단계 지원 가능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등 우수사례 선정
금융당국이 2019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혁신금융 서비스’ 제도는 국내 핀테크 업계의 성장을 이끈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 소비자를 편리하게 만들 새로운 시도가 규제에 가로막혀 좌초되지 않도록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된 아이디어에 한해 최대 4년간 규제 적용을 면제·유예해 주는 제도다.

온라인을 통해 여러 금융사의 대출 상품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 당장 은행 계좌에 돈이 없더라도 신용카드 결제 방식으로 송금을 가능케 한 서비스, 1주가 아닌 소수점 단위의 주식 투자 등이 혁신금융 서비스 제도의 산물이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총 154건의 아이디어가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됐다. 핀테크 기업들은 이를 통해 신규 투자 유치, 해외 진출, 기존 금융사와 협업 등 혜택을 입을 수 있었다.하지만 혁신금융 서비스도 한계는 있다. 금융당국이 재빠르게 접수를 받아주지 않아 혁신금융 서비스에 지정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이외에도 혁신금융 서비스 제도가 실제 사업화를 전제로 하는 아이디어에 대해 규제 특례를 준다는 점이다.

반면 금융위가 새로 선보인 ‘D-테스트베드’란 사업은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의 사업성과 실현 가능성 등을 검증하고자 하는 핀테크와 예비 창업자 등을 타깃으로 한다. 정부가 각종 금융데이터와 개발 환경 등을 제공해 아이디어를 시험해 볼 기회를 주는 것이다.

아직 다듬어지지는 않았지만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키우는데 도움을 줘 보다 초기 단계에서 핀테크의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금융위는 지난 7~8월 D-테스트베드 참가 신청을 받고 9월에 20곳의 참여자를 선정했다. 20개 팀은 이달까지 11주 동안 각자의 아이디어를 검증했다.금융위는 지난 23일 6팀의 우수사례를 발표했는데 신용평가 고도화 부문 최우수상(금융위원장상)은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위험관리연구실이 가져갔다. 고려대 연구팀은 온라인 소상공인 사업자의 매출 예측모형과 매출현황·신용점수 등에 대한 대시보드를 개발했다.

취약계층 금융지원 분야 최우수상(금융감독원장) 수상자로는 다양한 신용 취약 시그널을 분석해 금융 취약계층 선별적 지원을 위한 모형 개발 가능성을 확인한 ㈜로니에프엔이 선정됐다. 닉컴퍼니는 이번 D-테스트베드 참여 과정에서 금융거래 및 금융거래 이용자를 유형화해 각 유형별 금융 관리서비스의 사업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 성과를 인정받아 자유주제 분야 최우수상(핀테크지원센터 이사장상)을 받았다.

정부는 내년도 D-테스트베드 사업 예산으로 4억2900만원을 확보했다. 혁신금융 서비스가 포함된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와의 연계, 멘토링 지원 등도 강화할 계획이다.한국경제신문의 실리콘밸리·한국 신산업 관련 뉴스레터 한경 엣지(EDGE)를 만나보세요! ▶무료 구독하기 hankyung.com/newsletter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