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원·이촌·염창동…리모델링도 '프리미엄 브랜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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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리즘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에도 ‘하이엔드 브랜드’ 바람이 불고 있다. 재건축 대안으로 떠오른 리모델링 사업 수주전에 대형 건설회사들이 뛰어들면서 기존에 강남 재건축 위주로 적용해온 프리미엄 브랜드를 강북 리모델링 단지에까지 적용하는 사례가 늘면서다.
현대건설, 잠원동아에 첫 적용
롯데건설, 현대맨션에 '르엘'
DL이앤씨, 염창동 '아크로' 제안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이달 초 서울 서초구 ‘잠원동아’ 리모델링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단지에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적용하기로 했다. 단지 이름은 ‘디에이치 르헤븐’이다.리모델링 단지에 ‘디에이치’가 적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디에이치’는 2015년 4월 현대건설이 기존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와 별도로 내놓은 하이엔드 브랜드다. 당시 서울 재건축 시장의 ‘최대어’였던 서초구 ‘삼호가든3차(디에이치라클라스)’ 수주전에 대비해 차별화된 브랜드를 내놓겠다는 전략이었다.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힐즈’를 비롯해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방배5구역 등 주로 강남 재건축 위주로 적용돼 왔다. 이후 DL이앤씨의 ‘아크로’, 롯데건설의 ‘르엘’, 대우건설의 ‘써밋’ 등 대형 건설사마다 앞다퉈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놨다.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이 아파트 정비사업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건설사들도 대비하는 모양새다. 특히 서울은 이번 정부 들어 안전진단 등 각종 절차가 지연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리모델링으로 눈을 돌리는 단지가 늘어났다. 리모델링 시장이 커지자 대형 건설사들은 재건축에만 적용해온 하이엔드 브랜드 등으로 수주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강남권뿐 아니라 강북권 리모델링에도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용산구 이촌동 ‘현대맨션’은 리모델링을 통해 롯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이 적용된 ‘이촌 르엘’로 탈바꿈한다. 이촌동 ‘한가람’, ‘강촌’ 등 수주전에 들어간 현대건설은 이 단지들에도 디에이치 적용을 검토 중이다. 최근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결성한 강서구 ‘염창무학’ 단지에는 DL이앤씨가 ‘아크로’를 내세워 일찌감치 수주 경쟁에 나섰다.리모델링을 비롯해 재개발·재건축 현장 곳곳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요구하고 나서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별도 브랜드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뛰어나지 않은 지역에까지 상위 브랜드 적용을 남발하면서 기존 브랜드 소유주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초기에는 입지와 3.3㎡당 분양가 등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의 기준이 있었지만 수주 경쟁이 치열해진 요즘은 명확한 기준이 무색해진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건설사들은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해주지 않으면 시공 계약을 취소하겠다’는 조합이 늘면서 대응책 마련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