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열기 내년 더 뜨겁다…조 단위 대어급 줄줄이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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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현대엔지니어링 등 공모기업공개(IPO) 열기는 내년에 더 달아오를 전망이다. 역대 최대 규모인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하는 조(兆) 단위 IPO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서다.
일각 "수급 부담에 버블 우려도"
최대 관심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으로, 최대 12조7500억원어치 주식을 공모한다. 내년 1월 18~19일 이틀간 일반투자자 청약을 접수할 예정이다. 다음에는 1조2000억원어치 주식을 파는 현대엔지니어링에 이어 현대오일뱅크, 원스토어, SSG닷컴(쓱닷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이 공모에 나설 예정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예비심사를 청구한 유가증권시장 상장 대기업은 20곳을 웃돈다.새벽배송업체 컬리(추정 기업가치 약 4조원), 카셰어링(차량 공유) 선두업체인 쏘카(2조원) 같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도 상장을 준비 중이다. CJ올리브영, SK쉴더스, 오아시스 등 장외에서 1조원 넘는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대어들도 내년 상장 후보다.
다만 주식 발행의 급격한 증가가 증시에 수급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00년도 증권통계연감을 보면 닷컴버블이 절정을 향해 달려가던 1999년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1개사가 신규 상장해 4조4773억원어치의 주식을 공모했다. 유상증자는 23조원에 달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0년 말 코스피지수는 504.62로 전년 대비 50.9% 급락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525로, 같은 해 3월의 사상 최고(2834) 대비 81.5% 폭락했다.
한 중소형 증권사 기업금융본부장은 “일부 플랫폼 기업 등의 주가 수준이 너무 높아 합리적으로 보기 어렵다”며 “공모 주식 물량이 언제든 매물로 변해 닷컴버블 붕괴 때와 비슷한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