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尹 TV토론 연일 충돌…"민주주의 안 하나" vs "특검 받아라"

이재명 "토론 피해선 안돼…한낱 말싸움 치부, 민주주의 하지 않겠다는 선언"
윤석열 "중대범죄 의혹 휩싸였는데 같이 국가장래 논의할 수 있나…창피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TV토론을 놓고 연일 맞붙고 있다.앞서 민주당 전용기 의원 등은 대선 법정 토론회 횟수를 현행 3회 이상에서 '7회 이상'으로 바꾸는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윤 후보가 지난 25일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서 이 후보와의 토론에 대해 "토론을 하게 되면 결국은 싸움밖에 안 난다"며 회의론을 제기하자, 여권은 윤 후보를 겨냥해 '토론을 회피한다'며 맹공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27일 페이스북에 "대통령 후보가 돼서도 토론을 통해 많이 배우고 있다"며 "청년세대 간담회에서, 소상공인께 꾸지람 듣는 대담에서, 유튜버와 녹화장에서, 심지어 아이들과의 토론에서도 배운다"고 말했다.이 후보는 "정치인은 주권자인 국민의 대리인인 만큼 더더욱 토론을 피해서는 안 된다"며 "토론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고, 사회적 합의를 끌어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낱 말싸움으로 치부하며 토론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자칫 민주주의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이해되기 쉽다"고 강조했다.

윤관석 의원은 '나라구한삼프로TV' 해시태그를 단 글에서 "두 후보의 토론 맞대결을 실제로 보려면 시간이 좀 필요해 보이니, 우선 지난 크리스마스 주말에 공개된 유튜브를 통해 두 후보의 경제역량을 비교해보면 좋겠다"고 비꼬았다.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토론이) 윤 후보 눈엔 '쓸데없는 싸움'처럼 보일지라도 포기할 수 없는 민주주의의 핵심"이라며 "국민은 토론을 말싸움 취급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장경태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토론포비아 윤석열"이라며 "자기를 찍어달라고 요청하려면 공개적, 적극적, 능동적으로 선거운동을 하셔야 하는데 이렇게 방송 출연을 꺼리시는 분은 또 처음"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를 겨냥해 토론에 앞서 대장동 특검부터 실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윤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저와 토론하려면 대장동 특검을 받고 여러 의혹에 대해 진솔하게 설명해야 한다"며 "한번 발표된 공약과 정책이 필요에 따라 자꾸 바뀌는데, 그에 대해 분명히 설명해서 예측 가능하게 해주면 토론이라는 건 얼마든지 응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윤 후보는 '추가 토론 제안에 응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엔 "저보고 토론이 자신 없느냐고 하는데 저희(국민의힘)도 16번이나 토론회를 했다"며 "그러나 이런 상태의 토론이라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성남시 대장동게이트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이 후보에게 재차 말씀드린다.

TV에서 정책을 논하려면 특검을 받고 하라. 이런 중대 범죄 의혹에 휩싸인 사람과 어떻게 대등하게 정책 논의를 할 수 있겠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이어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도 "이런 중범죄 혐의에 휩싸인 후보가 진상규명에 협조도 안하는데 어떻게 같이 앉아서 국가 장래에 대해서 논할 수 있느냐. 솔직한 얘기로 저도 창피하다"고 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표만 되면 표변하는 '표멜레온', 입만 열면 거짓말인 '허언증 환자', 순간순간 비극적 개인사를 창작해내는 '픽션 작가'와는 정상적 토론이 어렵다"며 이 후보를 비꼬았다.

이같은 양측의 'TV 토론 횟수'를 둘러싼 공방에 임종선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가세했다.

임 전 실장은 페이스북에서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가장 핵심은 선거이고 선거에서 가장 공정하고 효율적인 수단은 토론"이라며 "토론을 피하는 후보는 후보 자격이 없다"고 윤 후보를 비판했다.그러면서 "선거는 국민의 채점을 통해 결정되는 것이고 그 채점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는 종합예술"이라며 "국민의 판단을 신뢰할 수 없다면 애당초 선거에 뛰어든 행위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