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가 찜한 야놀자, 인터파크 인수 확정…"트래블테크 기업 육성"

야놀자, 인터파크 사업부문 지분 70%, 2940억에 인수
"글로벌 트래블테크 기업으로 육성"
사진=야놀자
숙박 플랫폼 기업인 야놀자가 인터파크의 여행·공연 예매 사업부 인수를 확정지었다. 올해 7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끄는 벤처캐피털(VC) 비전펀드II로부터 2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야놀자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시대 여행업 강자로 발돋움하기 위해 몸집 불리기에 나선 모습이다.

야놀자, 인터파크 인수…"글로벌 트래블테크 기업으로 육성"

사진=야놀자
야놀자는 인터파크 여행·항공·공연 예매와 쇼핑 등 사업부문에 대한 지분 70%를 2940억원에 인수하기로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30%는 인터파크가 보유한다.

앞서 야놀자는 지난 10월 인터파크 사업부문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예비입찰에 불참했으나 본입찰에 뛰어들어 인수자가 됐다. 이후 약 두 달 간 실사를 통해 이날 인수를 최종 확정했다. 업계에선 지난 7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벤처캐피털(VC) 비전펀드II로부터 2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야놀자가 실탄을 바탕으로 승부수를 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투자로 야놀자는 10조원 상당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이 됐다.

야놀자는 인터파크 인수에 대해 "글로벌 여행시장 공략의 기틀을 마련했다"며 "자체 보유한 기술력과 글로벌 네트워크와 인터파크의 브랜드 로열티, 서비스 노하우를 결합해 여행 전반을 총망라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창업자인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 사진=한경 DB
야놀자가 앞서 국내 1위 여행사 하나투어와 제휴를 맺은 만큼 여행과 티켓 예매에 강점이 있는 인터파크와의 종합적인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모습이다. 특히 국내 아웃바운드(국내에서 해외로 가는 여행)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야놀자는 "인터파크를 글로벌 트래블테크 기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야놀자 역시 국내 여행은 물론, 아웃바운드 및 인바운드(해외인의 한국 여행) 여행 사업에서의 광범위한 협업을 통해 여행·쇼핑 등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전영역을 총망라하는 사업 구조를 확보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전 세계 여행시장을 선도하는 초개인화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인터파크의 패키지 구성 노하우에 야놀자의 기술력을 접목, 고객이 직접 상품을 구성하는 ‘다이나믹 패키지 솔루션’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아울러 라이브 커머스와 쇼핑 부문을 전문화된 서비스로 고도화해 선보인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김종윤 야놀자 대표는 “인터파크의 높은 브랜드 로열티 및 서비스 노하우에 야놀자의 기술 경쟁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 글로벌 트래블테크 기업으로 적극 육성하는 것이 이번 인수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K트래블의 혁신 가치를 인정받고 위드코로나 시대 해외 여행 수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숙박앱, '슈퍼앱'으로 탈바꿈

사진=한경 DB
각 숙박 어플리케이션(앱)은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입은 여행업의 반등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특히 기존 숙박만이 아니라 교통 및 항공, 레저 등 여행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모두 제공하는 ‘슈퍼앱'을 지향하고 나섰다.

향후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늘면서 이른바 '보복 여행'이 나타날 전망인데다 소비와 여행 주 소비자로 자리잡은 MZ(밀레니얼+Z)세대가 온라인과 자유여행에 익숙한 만큼 기회가 열렸다는 심산이다.

우선 업계 1위 야놀자가 하나투어와 제휴한 데 이어 인터파크 인수에 나섰다. 숙박플랫폼 2위인 '여기어때'도 여행사 온라인투어 지분(20%)을 인수했다. 여기어때는 지난달에는 렌터카 가격을 실시간으로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고, 내년에는 공간대여 등 신사업을 진출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숙박 플랫폼은 꾸준히 받은 투자를 통해 실탄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양사 모두 '슈퍼앱'을 지향하고 있는 만큼 내년에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