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백' 사려고…담요·그릇 1억어치 '사재기 열풍'
입력
수정
인기 아이템 에르메스 버킨·켈리백 사기 위해…
담요·다이어리·그릇 등 수천만원씩 사는 소비자들
"연초엔 가격 더 오른다" 인상설에
정보공유 카페 글에 '에르메스 실적 쌓기' 문의 폭주
![국내 한 에르메스 매장 전경. /한경DB](https://img.hankyung.com/photo/202112/02.22916939.1.jpg)
가입자 50만여명의 명품 정보 공유 온라인 카페에선 연말이 되면 이같은 에르메스 ‘실적템’ 관련 문의가 수시로 올라온다. 에르메스 실적템은 버킨백·켈리백 등 에르메스의 인기 가방을 사기 위해 먼저 구매해야 하는 비인기 제품을 지칭하는 은어다. 통상 에르메스는 다이어리·담요·바구니 등 소품이나 작은 가구, 그릇, 주얼리 등 선호도가 떨어지는 상품을 4000만~1억원 정도 구매한 고객에 한해 인기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특히 연말이 되면 에르메스 마니아들의 비인기 제품 ‘실적 쌓기’ 열풍이 거세진다. 에르메스는 매년 1월이 되면 가격을 인상하기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28일 기준 온라인 카페를 보면 ‘에르메스 실적템을 얼마나 구입해야 켈리백이나 버킨백을 받을 수 있느냐’ 등의 질문이 많이 올라왔다.
답변들은 경험담을 바탕으로 인기 가방 구매법을 조언해주는 글이 대다수다. “2~3주에 한번씩은 매장을 들러 수백만~수천만원어치의 물건을 사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매장에서 잘 팔리지 않아 재고가 쌓인 다이어리나 그릇 등을 수시로 구매해 셀러(매장 직원)에게 잘 보여야 한다” “물건을 구매했다가 반품을 하면 구매 실적(점수)이 크게 깎인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에르메스 버킨백. /한경DB](https://img.hankyung.com/photo/202112/01.27680624.1.jpg)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초 에르메스 가격 인상 소문이 돌면서 이달 중순부터 에르메스 매장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켈리백을 사기 위해 1년째 실적을 쌓고 있는 박미경 씨(32·가명)는 “최근 매장을 방문했는데 매대가 텅텅 비었더라. 12월 말이 되면서 비인기 제품인 실적템을 포함해 재고가 동난 물건이 많다고 들었다”고 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