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검, '선행매매' 혐의…이진국 前 하나금투 대표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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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 출범 4개월만에 1호 사건 마무리'선행매매' 의혹을 받는 이진국 전 하나금융투자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28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단장 박성훈)은 이 전 대표와 전 애널리스트 A씨 등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미공개 직무정보이용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이 전 대표는 2017년 2월 ~2019년 9월 A씨에게 "작성 및 공표할 기업분석보고서 관련 종목을 미리 알려달라"고 요청한 뒤 해당 주식을 매수했다가 리포트 공표 후 매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투자 관계자가 사전에 입수한 주식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사고팔아 차액을 챙기는 ‘선행매매’ 방식이다. 검찰은 이씨가 이같은 방식으로 총 47개 종목을 매매해 1억4500만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취득했다고 판단했다.
A씨는 이씨의 범죄에 조력했을 뿐만 아니라 본인도 2018년 1월~2020년 4월 기업분석보고서 발표 전 총 9개 종목을 선행매매해 1400만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증권회사 직원임에도 부인 명의 계좌를 이용해 90회에 걸쳐 주식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서울남부지검 협력단은 지난 9월 30일 서울 여의도 하나금투 사무실, 이 전 대표 및 직원 여러 명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작년 10월 하나금투 종합검사에서 이 전 대표의 선행매매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 1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당시 금감원은 증권회사 임직원 6명에 대해 수사의뢰를 했는데, 검찰은 이가운데 이씨와 A씨를 불구속기소하고 3명을 약식기소, 1명을 기소유예 처분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3월 입장문을 내고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지적된 증권 계좌는 회사에 신고된 대표이사 본인 명의 증권계좌”라며 “대표이사로서 챙겨야 하는 각종 회의 및 행사 등 주요 현안들로 인해 직원에게 해당 계좌를 맡기게 됐을 뿐 금감원에서 제기한 혐의와 관련해 매매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 9월 출범한 협력단의 첫 사건이다. 협력단은 작년 추미애 당시 법무장관이 폐지한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의 후신으로 박범계 법무장관 지시에 따라 만들어졌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