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품종 '싼타 딸기' 동남아 히트…참외 변색 막는 저장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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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뻗어가는 K푸드한국 농식품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국내 품종 과일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딸기는 정부가 수출을 위해 홍콩과 싱가포르행 전용기를 띄울 정도로 인기가 많다. 다른 품목도 인지도를 높여가는 가운데 한식이 인기를 끌면서 장류 등 전통 발효식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충남·경북농기원-농진청 식량원
딸기 종자 독립 이뤄 950t 수출
농진청 참외 열수처리로 갈변제어
쌀 활용 '식물성 발효소재' 개발도
K푸드의 인기를 뒷받침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농업기술 발전이 대표적이다. 올해 농업기술대상에는 우수 품종을 육성하고, 신선도를 높이는 관리기술 등 시장 확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농업기술이 대거 선정됐다.
딸기 신품종 육성…로열티 절감
이인하 충남농업기술원 딸기연구소 연구사와 정종도 경북농업기술원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 연구사, 이종남 농촌진흥청 식량과학원 연구관 등 세 명은 딸기 신품종을 개발해 종자 독립 및 수출 확대를 이룬 성과로 농업기술대상을 수상했다.이들은 15품종의 딸기 신품종을 육성했다. 수확량이 많은 허니벨 품종, 품질이 좋은 하이베리, 수출에 유리한 알타킹, 고슬 등이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이들 품종 개발로 아낀 로열티는 142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기간 국산 품종 점유율은 92.9%에서 96.0%로 3.1%포인트 확대됐다.
수출도 증가했다. 이 중 싼타 품종 딸기는 지난해 950t 규모로 태국 등 3개국에 수출되기도 했다. 수출액은 77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신품종 수출액은 2016년 대비 63%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중국 등 5개국에서는 싼타 등 네 가지 품종의 딸기 묘목 437만 포기를 수입해가기도 했다. 중국에서 한국 품종을 대거 키울 경우 막대한 로열티 수입이 기대된다. 농진청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1% 점유율 달성 시 연간 4억원의 로열티 수입이 들어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상자들은 품종 개발 후 농가 보급에도 힘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딸기기술공감이라는 이름의 SNS 밴드를 운영하며 농민들에게 실시간으로 딸기 재배기술 컨설팅을 제공했다. 이 밴드는 회원이 5799명에 이른다. 재배 매뉴얼 4건을 발간했으며, 현장 컨설팅도 147차례 진행했다.
참외 보관기술 개발, 선박 수출 가능
박미희 농진청 원예과학원 연구사는 수확 후 냉장 보관 시 문제가 생기는 참외와 토마토 등의 피해 경감 기술을 보급한 성과로 농업기술대상 수상자로 뽑혔다.참외 등 과채류는 4도 이하 저온 저장 시 문제가 생긴다. 참외는 갈변이 일어나고, 토마토는 장기 저장 시 과피가 함몰되며 고추는 종자가 갈변한다. 우리나라는 이 같은 수확 후 관리 미흡으로 버려지는 신선 농산물이 선진국의 세 배에 이른다. 과채류 수출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되기도 한다.
박 연구사는 해당 작목의 문제가 왜 발생하는지 원인을 규명했다. 참외는 큐티클층 붕괴, 토마토와 고추는 에틸렌 인자 등이 문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박 연구사는 참외 열수 처리를 통한 갈변 제어, 토마토 이산화탄소 활용 등을 제시했다. 이 기술들은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 활용되고 있다. 참외와 토마토의 수출 활성화도 예상된다. 농진청 관계자는 “보관 기술 발전으로 선박 수출이 활성화돼 수출비용이 크게 낮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선박 수출 비용은 ㎏당 200원으로 항공 수출(㎏당 2000원)에 비해 낮다. 정부는 2023년까지 과채류 선박 수출국을 10개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우유 대신 쌀로 만든 발효 소재
최혜선 농진청 식량과학원 연구사는 식량작물인 쌀을 활용한 식물성 발효 소재를 개발해 농업기술대상에 선정됐다.발효에 좋은 쌀 품종인 하이아미와 조은흑미 등 특수미와 라이신 생성에 좋은 토종 유산균을 더해 식물성 발효 소재를 만들었다. 이 토종 유산균은 기존 우유에서 발효한 것에 비해 장 건강 개선 효과와 생리활성화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분석됐다. 농진청에 따르면 일반 우유 유산발효물에 비해 항산화효과가 37배 높았고, 식이섬유는 22배 많았다. 면역 조절과 비만 개선 효과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농진청은 이 기술을 민간 기업 등 23곳에 이전했다. 음료, 빵, 화장품 원료를 만드는 데 활용되고 있다. 특허균과 국산콩을 이용한 청국장 제조세트를 직접 선보이기도 했다. 이 기술로 발생한 편익은 약 116억원으로 추산된다. 생산유발 효과는 650억원, 고용유발 효과는 267명이다. 식물성 유산균이 동물성 유산균을 대체할 경우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