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뜻 이어갈게요"…추모제로 열린 올해 마지막 수요시위

"올해 세 분의 한국인 피해자 할머니께서 유명을 달리하셨습니다.

중국과 필리핀에서도 몇 분의 피해자들이 세상을 등지셨습니다. 할머니들의 뜻 잊지 않고 이어가겠습니다.

"
29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제1천524차 정기 수요시위'를 개최했다.

올해 마지막 정기 수요시위인 이날 집회는 올해 별세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들을 추모하는 행사로 진행됐다. 올해에는 2월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에 머물던 정복수 할머니가 별세한 데 이어 5월과 9월 2명의 할머니 등 총 3명이 세상을 떠나면서 정부에 등록된 생존 위안부 피해자는 13명만 남았다.

집회 현장 한편에는 할머니 3명의 영정이 마련됐다.

신상 공개를 원치 않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사진 대신 '할머니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이날 수요시위는 묵념, 헌화, 추모사 등 순으로 진행됐다.

정태효 정의기억연대 전 이사는 "할머님들을 모시고 일본 증언 집회를 다녀왔을 때 많은 일본인이 찾아왔고 그중에는 사죄하는 분도 있었다"며 "그런데 대한민국 한복판 서울에서 일장기와 성조기를 흔드는 이들은 양심을 어디에 팔았는지 되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일본 정부는 피해자가 한 분이라도 살아계실 때 사실인정과 번복할 수 없는 사죄,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구체적으로 실천하라"고 덧붙였다. 정의연은 이날 성명에서 "어제는 2015 한일합의 6주년이었다.

피해자를 배제하고 역사의 정의를 세우려는 시민들의 노력을 무시한 채 진행된 외교적 합의의 폐해를 안다"며 "이를 빌미로 역사 부정과 왜곡이 어떻게 자행되고 피해자가 어떻게 2차 피해를 당했는지 아프게 경험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정의연은 "세상에 이름조차 남길 수 없었던 피해자들을 다시 생각하며 인정하지도 책임지지도 않는 가해자를 역사의 수인으로 남겨두기 위해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