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사랑의 저금통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지난 24일 낮, 한 중년의 시민이 서울 명동에 설치된 구세군 자선냄비 앞으로 다가왔다. 그는 들고 있던 원통형 저금통을 자선냄비 봉사자에게 내밀었다. 매년 성탄절 전날 지난 1년 동안 채운 저금통을 이웃을 위한 성금으로 낸다고 했다. 내년에 또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그 시민은 붐비는 명동 거리로 사라졌다.

코로나19가 올해도 우리 사회를 휘청거리게 했다. 최근 발표된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소상공인의 수입이 그 전해에 비해 43%나 줄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도 시민들의 따뜻한 손길은 이어지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여러 사람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실이나 주민센터에 현금봉투와 코로나19로 힘든 사람들을 응원하는 내용의 손편지를 전달하고 사라졌다. 코로나19의 위세도, 불황의 그림자도 한국인의 마음에 흐르는 온정의 물결을 막지는 못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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