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규제 표적' 디디추싱 3분기 매출 감소

뉴욕상장 후 첫 실적 저조…매출 11% 감소·손실 1조4천억원 육박
알리바바와 더불어 중국 당국의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규제의 양대 표적이 된 디디추싱(滴滴出行)이 뉴욕 증시 상장 후 첫 실적을 내놨지만, 매출과 순이익 모두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디디추싱의 실적 공개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의 3분기 매출은 426억7천500만 위안(약 7조9천62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1.48% 감소했다.

조정 후 순손실도 75억 위안(약 1조3천990억원)으로 전분기 23억 위안보다 세 배 이상으로 늘었다.

디디추싱의 핵심 사업인 중국 지역 차량공유 서비스의 3분기 매출은 390억 위안으로 전 분기보다 12.9% 감소했다. 이 기간 중국 지역 차량 공유 연결 건수도 23억5천600만건으로 전분기 8% 감소했다.

디디추싱이 지난 6월 30일 뉴욕 증시에 상장하고 나서 분기별 실적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디디추싱의 부진한 3분기 실적은 이 회사가 중국 당국으로부터 강력한 규제를 받는 상황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차량공유 서비스 시장을 장악한 디디추싱은 당국의 암묵적인 경고에도 지난 6월 뉴욕 증시 상장을 강행했다.

이후 당국은 이 회사를 상대로 전례 없는 인터넷 안보 심사를 개시한 것을 시작으로 전방위 규제를 가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 측에 플랫폼 내 운전 기사에게 더 많은 수익을 배분하는 등 운전자 처우를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아직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단계에 있는 디디추싱에 적지 않은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아울러 인터넷 안보 심사가 아직도 진행 중인 가운데 중국의 모든 앱 장터에서는 디디추싱 앱이 내려져 신규 회원 가입이 불가능한 상태여서 최근 수개월간 많은 신규 고객들이 메이퇀다처(美團打車) 등 경쟁 앱으로 유입되고 있다.

이런 압박 속에서 결국 디디추싱은 지난 3일 뉴욕 증시 상장을 폐지하고 홍콩 증시에서 다시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디디추싱은 날로 강력해지는 기술 분야를 통제하려는 중국 당국에 최우선 표적 중 하나가 됐다"며 "디디추싱이 손실은 규제 당국의 일련의 행동에 따른 비용 상승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디디추싱 측은 알리바바의 장융(張勇) 회장이 자사 이사회 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고 알리바바의 법률 담당 임원이 그 자리를 이어받을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알리바바 측이 당국의 눈 밖에 난 디디추싱과 거리를 두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