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M&A 5.8조달러…“증시 활황 속 역대 최고치”

올해 글로벌 인수합병(M&A) 거래액과 건수가 역대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증시 호황과 함께 각국의 경기 부양책이 쏟아졌던 덕분이다.

금융정보 분석회사인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에서 5조8000억달러 규모의 M&A가 이뤄졌다. 작년 대비 64% 급증한 수치다. M&A 증가율을 보면 1990년대 중반 이후 가장 빠르다는 설명이다. M&A 거래를 자문하는 로펌인 설리번&크롬웰의 프랭크 아퀼라 M&A 책임자는 “올해 유난히 M&A 스타들이 많았다”며 “예상됐던 거의 모든 딜이 실제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투자은행과 로펌들이 얻은 수수료 수익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M&A 자문료만 470억달러에 달했다는 게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다. M&A 비즈니스 수수료는 총 1570억달러로 집계돼 20여년 전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였다.
올해 글로벌 인수합병(M&A) 붐이 강하게 일었다. 세계 M&A 거래액 및 건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파이낸셜타임스 제공
가장 큰 수혜는 모건스탠리 JP모간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투자은행들이 입었다.

골드만삭스의 안드레 켈러너스 유럽 M&A 책임자는 “세계적으로 돈이 넘쳐나고 있다”며 “증시에 활기가 돌면서 M&A도 활발해졌다”고 말했다.사모투자그룹과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붐도 M&A 전성기를 여는 데 한몫 했다. 영국 로펌인 폴·와이스의 알바로 멤비렐라 파트너는 “사모펀드가 당장 애플을 인수할 수는 없겠지만 다른 대부분의 회사를 인수할 정도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모펀드에 시중 자금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올해 글로벌 인수합병 붐이 일면서 투자은행들의 수수료 수입도 급증했다. 위는 각 투자은행들의 M&A 수수료 시장 점유율. 파이낸셜타임스 제공
올해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은 미국 워너미디어와 경쟁사인 디스커버리간 결합이 꼽혔다. 기업가치만 1320억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합병 사례였다. 캐나다 퍼시픽 철도는 경쟁사인 캔자스시티 서던을 310억달러에 인수했다.

시티그룹의 유럽·중동·아프리카 M&A 책임자인 앨리슨 하딩-존스는 FT와의 인터뷰에서 “기업들의 대규모 재편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며 “추가 성장을 위한 구조조정 작업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